/사진=아예다 샤답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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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인플루언서들이 자국의 상황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틱톡에서 7만3000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아프간 인플루언서 크리스탈은 21일(현지시간) NBC와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소셜 미디어의 모든 게 좋은 건 아니지만, 필터링되지 않는 유일한 미디어다. (아프간 국민들에겐) 현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다"고 밝혔다.

크리스탈은 아프간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아프간 상황을 전하는 만화 등을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크리스탈 뿐 아니라 아프간 인플루언서들은 지역구 의원들에게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촉구해 달라면서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틱톡에서 3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하라 하시미는 "아프간을 구하는데 도움을 달라"며 난민 수용을 의사를 지역 의원들에게 전해 달라는 콘텐츠를 제공했다.

영상에서 하시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탈레반의 강력한 부활은 미국에 개탄스럽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실패한 정책을 20년 동안 추구한 후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그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아예다 샤답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아예다 샤답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간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30만 명에 달하는 아예다 샤답은 최근 아프간 관련 뉴스를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를 사용하며 공유하고 있다. 샤답은 "우리나라를 위해 서 있는 아프간 국민들이 자랑스럽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샤답은 최근 독일 방송 ZDF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 나 같은 사람들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처럼 베일을 쓰지 않고 일을 하는 여성들을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아예다 샤답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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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만 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는 19세 틱톡커 에이샤 바라크자이는 아프간 계 미국인이지만 "고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젊은 청중에게 콘텐츠를 공유하는 건 중요한 일"이라며 아프간 관련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바라크자이는 "우리는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어릴 때 파키스탄으로 탈출한 후 미국으로 도피했는데, 아프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탈레반이 돌아오면서 아프간 인플루언서들의 소셜미디어가 어두워졌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프간의 충격을 전하고 있다는 것.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 '아프간 스타'에 참가하면서 추종자를 모았던 사디콰 마다가르 역시 보컬 영상과 일상 사진으로 유튜브에서 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인스타그램에서 18만 명이 넘는 팔로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에 내 고통을 표현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내 눈앞에서 서서히 무너져가는 내 조국을 보면서 마음이 산산조각이 난다"는 글을 게재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마다가르는 게시물 게재를 중단했다.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공항에 모인 사람들/사진=REUTERS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공항에 모인 사람들/사진=REUTERS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에 응원과 걱정의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는 수백만 명의 아프간 젊은이들, 특히 여성과 종교적 소수자들이 한 때 온라인에 올린 내용으로 인해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극도의 부수적인 이슬람 율범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학교를 다니는 것도 금지됐고, TV를 보는 유흥 활동도 할 수 없었다. 간통죄를 저지를 경우 돌에 맞아 죽는 처벌이 내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