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가뭄에…옥수수 등 美 농산물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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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이어 올해는 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미국 농가 수입이 2년째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농부들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셧다운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후 농산물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극심한 가뭄 탓에 미국의 밀 재배면적 중 63%가 흉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 농무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흉작 가능성이 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한 수치다.
미 농무부는 올해 악천후가 잇따르자 결국 국내 농작물 생산량에 대한 전망치를 축소했다. WSJ는 "이는 국내 농산물 재고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농무부의 최근 월간 수급보고서에 따르면 옥수수, 밀, 콩 각각의 예상재고치는 모두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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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 등 이상 기후가 지속되면 작물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연구기관 아그리소스는 이달 보고서에서 "수요주도형 강세장(불 마켓)의 요인이 국제 시장이 상승함에 따라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의 주요 산지도 이상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곡물위원회(IGC)는 지난달 세계 곡물 예상 수확량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생산량을 22억9500만t으로 전망한 것인데, 이는 지난 6월 예상치보다 600만t 줄였다.
러시아 농업연구회사 소브에콘(SovEcon)의 대표 안드레이 시조프는 "이번 시즌 극건조한 7월 날씨와 급감한 밀 재배 면적은 러시아 농작물의 판도를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소브에콘은 이달 초 발표에서 러시아 밀 재배 지역의 토양 수분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유럽대륙에서도 올 여름 지중해를 휩쓸고 있는 폭염과 산불 등으로 인해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페인 정부가 사막화 우려 속에 애그리비즈니스(농업 관련 산업) 비용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은 전 국토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에서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