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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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SK텔레콤의 커머스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을 2만8000원어치 이상 구입시 무료배송 혜택, 전용 상담센터 등을 내세워 해외 직접구매(직구)족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11번가서 아마존 상품 수천만개 해외직구"

사진=11번가
사진=11번가
11번가는 오는 31일부터 미국 아마존 상품을 11번가 어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해외 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12개국에 직진출해 서비스를 운영 중인 아마존이 현지 사업자와 제휴해 서비스를 하는 첫 사례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아마존 미국이 직매입한 상품 중 한국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국내 반입에 문제가 없고 한국으로 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11번가는 판매 예정 상품 규모는 수천만 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직구 고객들이 선호하는 약 16만개 상품을 따로 선별해 '특별 셀렉션'으로 선보인다. 판매가는 아마존 미국 가격 기반으로 환율을 반영해 앱 등에서 원화로 변환·노출한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가격 할인이나 묶음 상품 할인, 프로모션도 대부분 연동된다. 결제수단은 11번가에서 사용하는 기존 결제수단을 그대로 쓸 수 있다.

11번가는 고객 편의성 개선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우선 11번가 앱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탭을 추가해 기존 고객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마존 구매 고객이 영어로 쓴 상품 리뷰를 기계 번역을 적용해 한국어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기존 해외직구 시 지불해야 했던 배송비도 11번가를 통하면 절감할 수 있다. 11번가 회원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일부 상품 제외)을 2만8000원어치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월 4900원부터 시작하는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에 가입하면 프로모션으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이상호 11번가 사장. 사진=SK텔레콤 온라인 간담회 캡쳐
이상호 11번가 사장. 사진=SK텔레콤 온라인 간담회 캡쳐
아마존 상품의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 특별 셀렉션 제품은 더욱 빠른 평균 4~6일 내 배송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해외직구 이용 시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던 반품·환불 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한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문의를 전담해 맡는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개점을 시작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의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10분 단위로 경쟁하는 국내 시장…얼마나 통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통가에서는 아마존의 본격 한국 진출에 시선이 모인다. 다만 이미 10분 단위 '퀵커머스 전쟁'이 벌어지는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아마존의 제휴 진출이 이커머스 판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번가의 아마존 서비스가 해외직구로 제한된 만큼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해외직구는 15만원 이상부터는 관세와 부가세가 붙는 만큼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가 제한될 것이란 얘기다.

익일 배송이 익숙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아마존 서비스가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업계 평가가 뒤따랐다.

미국 제품을 4일 만에 받을 수 있는 직구 서비스가 하나 더 추가된 수준에 그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등 진출로 해외직구 지역이 다변화한데다 기존 이커머스 기업이 그동안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성 개선을 통해 11번가 고객 중 신규 해외직구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해외직구 배송 기간을 단축한 점을 감안하면 큰 반향이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