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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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3D) 프린터로 뽑아낸 와규(和牛) 소고기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혈관과 근육, 지방을 그대로 구현해 실제 와규처럼 마블링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 매체 유레카얼럿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3D 프린터에 와규의 줄기세포를 넣어 소고기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오사카대
사진=오사카대
와규는 일본 고유의 소 품종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방 함량이 높아 풍부하고 독특한 식감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소들은 볏짚과 건초, 콩·보리·밀기울로 만든 특별 사료를 먹고 자란다. 사육에 품이 많이 들고 대량생산이 어려운 탓에 파운드(약 453g) 당 200달러(약 23만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최근에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 때문에 기존의 사육 방식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강동희 박사는 "와규의 조직 구조를 청사진으로 사용했다"며 "근섬유와 지방, 혈관과 같은 구조를 만들 수 있는 3D프린팅 방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근섬유를 만드는 근육 위성세포와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배양해 근육과 지방, 혈관 섬유를 만들었다. 이어 이 섬유를 입체적인 구조로 배열해 고기를 찍어냈다. 가느다란 실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마츠자키 미치야 오사카대 교수는 "이 기술을 개선하면 차돌박이와 같은 복잡한 구조도 구현할 수 있다"며 "지방과 근육 등 구성 요소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즉 고객의 기호에 따라 고기의 지방 함량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