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마을 70가구 식수난 호소…쿠팡 "연관성 확인 안 됐지만 보상 검토"

지난 6월 17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의 소화수(消火水) 때문에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오염됐다며 인근 마을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진압 소화수 때문에 지하수 오염"
쿠팡 측은 화재와 지하수 오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주변 마을인 마장면 덕평2리 주민들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한 소화수가 땅속으로 스며들며 지하수가 오염돼 생수를 사 먹거나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25일 주장했다.

지하수를 사용하던 주민은 모두 70가구에 달한다.

화재 직후 물고기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소하천(뒤뜰천)도 이 마을을 지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뒤뜰천으로 흘러 들어온 소화수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공기를 차단해 물고기가 폐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덕평2리 이명섭(66)이장은 "지난해 8월 지하수 정기 수질검사에서는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지난 6월 말과 7월 초 국가 인증을 받은 민간업체에 의뢰해 2차례 수질검사를 한 결과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마을 주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하지 못해 여간 고통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수질검사에서는 일반세균, 총대장균군, 탁도 등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왔으며 1차 검사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페놀도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장은 "화재 진압을 위해 엿새 이상 뿌려댄 소화수로 인한 오염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쿠팡에서도 다른 민간업체를 통해 수질검사를 했는데 부적합으로 나왔다"고 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진압 소화수 때문에 지하수 오염"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덕평2리 3개 지하수 4개 지점에 대해 인증 업체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음용 부적합'으로 나온 것은 맞다"면서 "대장균 등이 많이 검출된 탓이고 카드뮴 등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에 못 미쳤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와 지하수 오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덕평2리 70가구에 모두 상수도를 연결하는 보상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비용은 1억5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