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언론규제법' 폭주…법사위서 '독소조항' 되레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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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본회의 무산…30일로 연기
명백한 고의·중과실→'명백한' 삭제
'피해를 가중시키는' 문구도 빠져
"법 확대 적용…남용 가능성 커져"
與, 돌연 의원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
"입법독재 비판 피해가려 꼼수" 지적
명백한 고의·중과실→'명백한' 삭제
'피해를 가중시키는' 문구도 빠져
"법 확대 적용…남용 가능성 커져"
與, 돌연 의원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
"입법독재 비판 피해가려 꼼수" 지적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독소 조항’을 더 강화했다. 이어 이날 본회의가 무산되자 느닷없이 언론중재법 논의를 위해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입법 독재’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단독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제30조2의 언론 책임 범위가 확대됐다. 예컨대 제30조2 1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근거로 법원은 ‘언론 등의 명백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를 고려하도록 했는데 ‘명백한’이란 표현이 삭제됐다. 고의 또는 중과실로 추정되는 범위를 넓힌 것이다.
민주당은 조항 중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라는 문구에선 ‘피해를 가중시키는’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법조계에선 “법안이 확대 적용돼 남용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4일 법사위 통과 후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전날 법사위 처리가 미뤄지면서 법안은 25일 새벽에야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국회법 93조2항에 따르면 법사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당일 본회의 상정이 불가하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 후 30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혔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무산되자 ‘전원위원회 소집’을 국민의힘에 요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 의사가 있다는 걸 의장과 야당 원내대표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전원위원회는 주요 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이나 상정된 뒤에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해 의안을 심사하는 회의를 말한다. 민주당은 이미 의석 과반을 차지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런 민주당이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걸 두고 일각에선 ‘입법 독재’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에도 집권 여당이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국내외 비판에 직면한 민주당이 ‘여론전’을 통해 반발을 무마하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야당과 언론단체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달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중재법 처리 시점에 대해 “이달 내 처리”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언론중재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 목소리가 잇따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NS에 “언론개혁,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언론 보도까지 위축시킬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변호사 출신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언론만 겨냥해 징벌적 배상제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민사사건에서는 피해를 주장하는 원고가 피고의 고의 등을 입증해야 하는데, 개정안에서는 원고의 입증 책임을 완화했다”며 “(이는) 언론사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단독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제30조2의 언론 책임 범위가 확대됐다. 예컨대 제30조2 1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근거로 법원은 ‘언론 등의 명백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를 고려하도록 했는데 ‘명백한’이란 표현이 삭제됐다. 고의 또는 중과실로 추정되는 범위를 넓힌 것이다.
민주당은 조항 중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라는 문구에선 ‘피해를 가중시키는’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법조계에선 “법안이 확대 적용돼 남용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4일 법사위 통과 후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전날 법사위 처리가 미뤄지면서 법안은 25일 새벽에야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국회법 93조2항에 따르면 법사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당일 본회의 상정이 불가하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 후 30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혔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무산되자 ‘전원위원회 소집’을 국민의힘에 요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 의사가 있다는 걸 의장과 야당 원내대표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전원위원회는 주요 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이나 상정된 뒤에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해 의안을 심사하는 회의를 말한다. 민주당은 이미 의석 과반을 차지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런 민주당이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걸 두고 일각에선 ‘입법 독재’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에도 집권 여당이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국내외 비판에 직면한 민주당이 ‘여론전’을 통해 반발을 무마하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야당과 언론단체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달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중재법 처리 시점에 대해 “이달 내 처리”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언론중재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 목소리가 잇따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NS에 “언론개혁,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언론 보도까지 위축시킬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변호사 출신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언론만 겨냥해 징벌적 배상제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민사사건에서는 피해를 주장하는 원고가 피고의 고의 등을 입증해야 하는데, 개정안에서는 원고의 입증 책임을 완화했다”며 “(이는) 언론사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