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국제사진제의 주제는 ‘인류세(人類世)’다. 인류세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첸이 제시한 용어다.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하는 단위인 세(世)를 산업혁명 이후 현재까지의 시간에 적용한 것이다. 인류로 인해 지구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 시대를 의미한다.
쿠르토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촬영한 인공구조물과 자연의 모습으로 변화된 지구의 질서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아프리카 초원의 상징적 동물인 기린의 조형물, 인공의 정원 그리고 고층아파트 단지를 대비시켰다. 콘크리트 건축물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수풀과 기린은 그 주변을 꾸미는 장식물로 존재할 뿐이다. 쿠르토는 불과 2~3세기 만에 뒤바뀐 지구의 질서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부산국제사진제는 오는 28일~9월 26일 부산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열린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