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때 기차 사고로 두 팔 절단…입으로 탁구채 물고 경기
[패럴림픽] 불가능은 없다…양팔 없는 탁구선수 하마드투, 감동의 스매싱
양팔 없는 탁구 선수, 이브라힘 하마드투(48·이집트)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하마드투는 2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장애등급 6) E그룹 한국 박홍규(48)와 치열한 경기를 치렀다.

탁구 손잡이에 검은색 테이프를 칭칭 감고 입으로 문 하마드투는 빠른 머리 놀림으로 날카로운 스매싱을 날리며 박홍규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0-3(6-11 4-11 9-11) 패배.
20분 동안 온 힘을 다해 뛴 하마드투는 경기 종료 후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패럴림픽] 불가능은 없다…양팔 없는 탁구선수 하마드투, 감동의 스매싱
하마드투가 양팔을 잃은 건 10살 때 일이다.

끔찍한 기차 사고로 두 팔이 모두 절단됐다.

어린 하마드투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살아남았지만, 후유증과 상실감에 3년 동안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건 스포츠였다.

운동 신경이 좋은 하마드투는 주변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스포츠를 통해 삶의 의지를 깨웠다.

처음 시작한 운동은 축구였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단체 스포츠인 축구에서 하마드투가 몸싸움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자 같은 팀 친구들은 하마드투에게 모진 말을 쏟아냈다.

상처를 받은 하마드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다.

탁구였다.

지역 사회에서 스포츠 지도자로 활동하던 호사멜딘 엘슈브리 코치가 옆에서 도왔다.

엘슈브리 코치는 하마드투에게 "너도 할 수 있다"라며 용기를 줬다.

하마드투는 엘슈브리 코치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처음엔 오른팔 밑동에 라켓을 끼워 훈련했다.

그러나 팔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공에 스핀을 넣지 못했다.

수많은 시도를 한 하마드투는 마지막으로 탁구 라켓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튼튼한 목과 치아로 탁구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힘든 시도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3년의 세월 동안 엄청난 땀을 흘리며 스스로 방법을 터득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서브였다.

그는 오른발로 공을 띄워 입에 문 라켓으로 서브를 넣는 훈련을 필사적으로 했다.

그는 이때부터 탁구를 할 때 오른발의 운동화를 벗었다.

[패럴림픽] 불가능은 없다…양팔 없는 탁구선수 하마드투, 감동의 스매싱
하마드투는 2004년 처음으로 국제 장애인 탁구 대회에 데뷔했다.

처음엔 상대 선수들이 동정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마드투의 실력을 확인한 뒤엔 진땀을 뺐다.

하마드투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다른 선수들 못지않은 강한 스매싱과 수비 실력을 펼쳤다.

장애인 선수들의 꿈의 무대, 패럴림픽은 2016년에 처음 밟았다.

2016 리우 패럴림픽을 통해 최고의 무대에 섰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1회전 탈락했다.

그러나 하마드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2019년엔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다시 일어나 입으로 라켓을 물었다.

이번에도 패럴림픽 '1승'의 꿈은 힘들지 모른다.

그는 첫 경기인 박홍규와 대결에서 완패해서 이제 조별리그 한 경기만 남아있다.

하마드투는 박홍규와 경기 후 여느 선수들처럼 패배의 분함을 표현했다.

그는 월드 테이블 테니스와 인터뷰에서 "패배는 언제나 쓰다"라며 "리우 패럴림픽이 끝나자마자 도쿄 대회를 준비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