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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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이 빠르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보면 금리 인상은 집값 하락을 불러오지만 지금까지 금리를 올렸다고 집값이 내려간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금리 인상 폭이 작은 데다 전세가격 등도 오르고 있어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상황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등 개인대출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월 부담하는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그간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를 엄격히 해 왔기 때문에 위험도는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고 이미 주택담보대출에 금리인상 흐름이 반영되어 있어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거래 절벽 등 부동산 시장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며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여전히 저금리 수준이라 금리 인상에도 당장 집값이 하락하기보다는 거래량과 상승률이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보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 방식의 주택 구매와 자산 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매매시장보다는 전세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효선 위원은 “전세시장은 대부분이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매매시장보다 단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세시장 불안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