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GS,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이 주축이 된 수소기업협의체가 다음달 8일 공식 출범한다.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 주도로 설립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다. 협의체는 기업 간 포괄적 협업을 통해 수소경제 실현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수소기업협의체는 다음달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H2비즈니스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밋은 다음달 8~10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1 수소모빌리티+쇼’의 핵심 행사로 꼽힌다.

서밋에는 각 그룹 총수 및 오너가 대거 참석한다. 협의체 관계자는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기업이 주축이 된 국내 첫 번째 협의체인 점을 감안해 각 그룹 총수 및 오너 경영자가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0개 그룹 총수 및 오너 경영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수소산업에 대한 각 그룹의 추진 의지가 강하다는 게 협의체 측 설명이다.

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함께 박정원 두산 회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그룹에서 수소를 비롯한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오너 경영자들도 참석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에서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협의체 출범은 현대차와 SK, 포스코 주도로 이뤄졌다. 앞서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 최정우 회장은 지난 6월 10일 경기 화성에 있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협의체 설립에 뜻을 모았다. 수소 분야 투자 촉진과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주축이 된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9월 출범을 목표로 두 달간 각 그룹에 참여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기업은 수소기업협의체를 최고경영자(CEO) 간 협의체 형태로 운영하면서 아람코 쉘 등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수소위원회의 한국형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수소위원회는 2017년 출범 당시 참여 기업이 13개였지만 지금은 1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위원회는 수소 관련 국제표준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협의체에 참여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개 그룹을 주축으로 출범한 이후 중소기업도 협의체 참석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협의체는 각 그룹 총수 및 오너들이 참여하는 서밋과는 별도로 실무 회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각 그룹에서 수소산업을 전담하는 계열사 CEO들이 실무 회의체 멤버가 된다.

수소기업연합체에 참여하는 10개 그룹은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수소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소모빌리티+쇼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 KOTRA·킨텍스가 주관하고 정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수소 관련 전시회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