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신사업 부문에서 근무하는 심호준 사원(26)은 이달 중순 강원 양양 브리드호텔에서 1주일간 묵으며 마치 휴가 같은 원격 근무를 즐겼다. 오후 6시 퇴근 후엔 호텔 앞 해변을 산책하고, 주말에는 맘껏 서핑도 했다. 심 사원은 “바닷가에서 휴식을 즐기며 일하니 영감이 많이 떠올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고 팀원들 간 대화도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직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촉진하기 위한 원격 근무지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도심 빌딩 사무실에서 벗어나 색다른 곳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 근무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이 첫 원격 근무지로 정한 곳은 양양 브리드호텔이다. 한 층 전체를 업무 공간으로 꾸며 직원들이 바다를 보며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 정원과 도서관형 카페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요가와 명상, 트래킹 등 직원들의 ‘힐링’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원격 근무는 최소 1주일에서 최대 한 달간 할 수 있다. 한화생명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16개 부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업무 효율에 긍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평가됐다”며 “양양을 시작으로 강원 정선, 제주 등 휴식과 액티비티가 가능한 도시로 대상지를 차츰 확대해 연간 1300명이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새로운 실험에 나선 것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도 있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조화)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새로운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