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선 통화정책 접근도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정부 정책이 같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꼭 집값 안정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며 “앞으로 금리 수준은 경기 개선에 맞춰 점진적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을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경제주체들의 차입 비용이 커지고 위험 선호 성향을 다소 낮추게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와 주택 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과 연결될까.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에는 정부 정책, 수급 상황, 경제주체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부채의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부채의 함정은 금리를 올렸을 때 이자 부담이 과도해진다든가 소비나 투자 위축을 초래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지금 경제주체의 이자 부담 능력, 소비 여력, 가계 저축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금리 인상이 성장률 떨어뜨리는 것 아닌가.

“이론적으로는 금리 인상이 소비,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유동성 상황을 보면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의 기조적인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금융불균형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금리 인상 결정은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첫발을 뗀 것이다. 무엇보다 금융불균형 해소가 시급한 과제인데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통화정책적 대응이 동반돼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경제에 미칠 여파를 어떻게 보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우리 경제의 기조적인 회복세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카드 지출액, 이동량 등 지표를 보면 코로나 초기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상당히 적다.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올해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