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논란' 서울시 와이파이 사업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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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잃은 '공공 와이파이'
시, 5개區 시범사업 평가 나서
"법적 위험성 등 종합 검토할 것"
통신사들 "민간 영역 침범" 반대
관련법안도 국회 통과 장담 못 해
오세훈 "사회주택은 세금낭비"
前시장 정책 관련자 법적조치 예고
시, 5개區 시범사업 평가 나서
"법적 위험성 등 종합 검토할 것"
통신사들 "민간 영역 침범" 반대
관련법안도 국회 통과 장담 못 해
오세훈 "사회주택은 세금낭비"
前시장 정책 관련자 법적조치 예고
예산 1000억원이 투입되는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서울시는 지난 9개월간 이어진 이 사업의 법적 위험과 효용성 등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1000만 서울시민이 정보 격차 없이 공공장소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마음껏 쓰게 하겠다”는 ‘박원순표 스마트시티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까치온은 기존 공공 와이파이보다 속도를 네 배 높인 장비를 설치해 서울시 자가망을 통해 시민들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시는 내년까지 서울 주요 도로와 전통시장, 공원, 산책로, 역사 주변 등 공공생활권에 5954㎞의 자체 초고속 자가통신망과 공공 와이파이 1만1030대, 공공 사물인터넷(IoT)망 1000대를 깔아 스마트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에 걸쳐 예산 총 102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시의 이 같은 계획에는 스마트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중장기 목표 외에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진 계층 간 정보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었다. 서울시민의 연간 통신비 총액은 7조3000억원으로 연간 수도요금 총액 8140억원의 아홉 배에 달한다.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기간통신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는 전기통신사업법을 이유로 ‘까치온’을 반대해오다 작년 말 청와대가 중재해 서울시와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15일이었던 서울시에 대한 와이파이 사업 시정기한을 10월 15일까지로 늦춰줬다. 우상호·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자체에 통신사업을 허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법적 문제도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통신사들이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민간에서 이미 서울 전역에 150만㎞의 광케이블을 깔아둔 상황에서 서울시가 자가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은 중복 투자이자 공공이 민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9월 정기국회 내에 관련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국민의힘 등 야당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자치구들은 까치온 전면 시행을 원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사업동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에 대한 시정기한을 추가로 연장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0월 15일까지 법이 통과되지 않는데도 서울시가 시정하지 않으면 사업중단 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체 평가 결과가 나온 후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까치온 사업 주체를 서울디지털재단으로 넘기는 방안, 자가망을 민간 통신사에 임대해 운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박원순 전 시장의 또 다른 정책인 ‘사회주택’을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며 관련자에 대한 법적 대처를 예고했다. 오 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서울시장 오세훈TV’에는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슬쩍 넘어가시려고?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사회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민의 피 같은 세금 2014억원이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영상은 ‘사회주택 사업 제고 및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전임 SH 사장과 관련 담당자들,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
하수정/서민준 기자 agatha77@hankyung.com
시범사업 종합 평가 나선 서울시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성동구·구로구·은평구·강서구·도봉구 5개 자치구의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시범사업이 9개월 정도 시행된 만큼 시민들의 이용 현황과 편익성, 법적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까치온은 기존 공공 와이파이보다 속도를 네 배 높인 장비를 설치해 서울시 자가망을 통해 시민들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시는 내년까지 서울 주요 도로와 전통시장, 공원, 산책로, 역사 주변 등 공공생활권에 5954㎞의 자체 초고속 자가통신망과 공공 와이파이 1만1030대, 공공 사물인터넷(IoT)망 1000대를 깔아 스마트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에 걸쳐 예산 총 102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시의 이 같은 계획에는 스마트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중장기 목표 외에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진 계층 간 정보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었다. 서울시민의 연간 통신비 총액은 7조3000억원으로 연간 수도요금 총액 8140억원의 아홉 배에 달한다.
10월 15일 지나면 위법해져
그러나 이 사업을 전면 시행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관련 법안이 10월 15일 전 통과되지 않으면 까치온은 위법 상태에 놓이게 된다.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기간통신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는 전기통신사업법을 이유로 ‘까치온’을 반대해오다 작년 말 청와대가 중재해 서울시와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15일이었던 서울시에 대한 와이파이 사업 시정기한을 10월 15일까지로 늦춰줬다. 우상호·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자체에 통신사업을 허용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법적 문제도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통신사들이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민간에서 이미 서울 전역에 150만㎞의 광케이블을 깔아둔 상황에서 서울시가 자가통신망을 설치하는 것은 중복 투자이자 공공이 민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9월 정기국회 내에 관련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국민의힘 등 야당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자치구들은 까치온 전면 시행을 원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사업동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에 대한 시정기한을 추가로 연장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0월 15일까지 법이 통과되지 않는데도 서울시가 시정하지 않으면 사업중단 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체 평가 결과가 나온 후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까치온 사업 주체를 서울디지털재단으로 넘기는 방안, 자가망을 민간 통신사에 임대해 운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박원순 전 시장의 또 다른 정책인 ‘사회주택’을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며 관련자에 대한 법적 대처를 예고했다. 오 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서울시장 오세훈TV’에는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슬쩍 넘어가시려고?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사회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민의 피 같은 세금 2014억원이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영상은 ‘사회주택 사업 제고 및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전임 SH 사장과 관련 담당자들,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
하수정/서민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