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의리 없이 가신분도 계시지만 (끝까지 남아 있어준) 우리 황교안 후보님, 박찬주 후보님, 또 최재형 후보님, 하태경 후보님 감사드립니다."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25일 개최된 비전발표회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유승민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원팀' 기조는 여전히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토론회 대신 진행된 비전발표회에서 12명 후보들은 7분간 문재인 정부 4년간의 실정을 지적하고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설명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발표 순서는 추첨을 통해 △장성민 △안상수 △박찬주 △장기표 △윤석열 △홍준표 △황교안 △박진 △원희룡 △하태경 △최재형 △유승민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마지막 주자였던 유 후보는 발언에 앞서 자신의 발표만을 끝내고 타 후보의 발언도 듣지 않고 자리를 뜬 후보들을 겨냥해 '의리 없이 가신분들'이라며 저격했다.

자신에 앞서 발표한 장성민, 안상수, 장기표, 윤석열, 홍준표, 박진, 원희룡 후보가 자리를 떠난 것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한 것이다.

유 후보가 "조용필은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라면서 곁들인 이 말은 농담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지만 그가 당시 자리를 지키고 있던 4명의 이름을 일이 호명하는 바람에 자리를 뜬 후보들이 머쓱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 비전발표회에 대해 당내 공지는 어땠길래 이런 잡음이 나타났을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당에서 공지를 통해 설명회 할 때 자기 순서 마친 후보는 자유롭게 이석해도 좋다고 안내했다"라면서 "당이 정해준 가이드라인 명확하게 인지하고 따른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 또한 "후보들은 자신의 발표가 끝나면 백브리핑을 하라는 공지가 있었다. 기자들은 백브리핑 멘트를 따려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면서 "만약 후보들이 모두 기다렸다가 동시에 나갔다면 오히려 유력주자에게만 기자들이 질문을 하는 등 편중이 나타났을 것이다. 백브리핑을 한 후 다시 내부로 들어오는 것도 애매한 상황이라 자리를 뜬 것에 불과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긴장감이 떨어진 비전 발표회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이게 무슨 발표회인지... 초등학교 학예회처럼 느껴졌다"라고 혹평했다.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나란히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나란히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