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한 번 더 인상" 전망…이자 비용 6조원 넘어선다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추가 인상을 고려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비용이 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 한사람당 이자비용으로 12만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치)’을 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은 180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금융회사의 가계 대출에 신용카드 할부액 등 판매신용을 합한 것으로 통상 가계부채 지표로 활용된다.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05조원에 이른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회사의 변동금리 비중도 비슷하다고 추정하면, 산술적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만큼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988억원(1705조원×72.7%×0.25%포인트)나 불어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 인상 경로를 타고 은행의 대출금리도 뛰게 된다.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뜀박질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96∼4.01% 수준으로, 작년 7월 말(연 1.99∼3.51%)과 비교해 약 1년 사이 하단이 0.97%포인트나 뛰었다.

한은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을 보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도 기준금리가 올해 남은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월에 인상에 나섰고 앞으로 시간이 남은 만큼 연내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 수 있다"며 "경기와 가계부채 여건을 볼 때 내년 1분기에도 인상해 연 1.25%까지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석길 JP모간 본부장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일단락되는 상황에 근접한 만큼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봤다.

기준금리가 연내 두 번 인상되고, 그 인상폭(0.5%포인트) 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조1977억원(1705조원×72.7%×0.5%포인트)이나 불어나는 셈이다. 한국의 인구수(중위 추계·5182만2000명)를 고려하면 국민 한 사람당 연간으로 12만원의 이자비용을 더 지출해야 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