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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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앱스토어'의 외부 결제를 사실상 허용했다고 27일 발표했다. 2019년 애플의 인앱결제에 대해 불공정 소송을 제기한 미국 앱 개발자들과의 최근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번 합의 내용 중 가장 핵심은 앱스토어 외부 결제의 허용이다. 그간 애플은 개발자들이 자체 앱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에 제한을 뒀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외부 결제 옵션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안내하는 것도 막아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외 대부분의 개발자와 개발사는 인앱 결제 외 방식을 채택하거나, 적극적으로 알리기 어려웠다. 이러한 반발은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연방법원에 애플이 공식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 다운로드를 허용함으로써 반경쟁 행위를 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애플이 한 발 물러섰다. 애플은 △연간 100만 달러 미만 매출 사업자들에 대한 수수료 감면 조치(수수료 30%→15%) 최소 3년 유지 △객관적 특성 기반의 앱 검색 시스템 최소 3년 유지 △iOS 앱 외부서 제공하는 결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 가능 △구독, 인앱결제, 유료 앱에 대한 기준 가격 수를 100개 미만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장 △앱 심사 웹사이트에 이의 제기 절차 방법 추가 △앱스토어에 대한 연간 투명성 보고서 작성 △소규모 미국 개발자를 위한 기금 설립 등 7가지 사안으로 미국 개발자들과 합의했다.

애플 측은 "이번 합의는 앱 스토어를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마켓플레이스로 유지하면서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도록 돕게 될 전망"이라며 "이번 업데이트는 앱 스토어를 이용자와 개발자를 위한 더 나은 마켓플레이스로 발전시키겠다는 애플의 오랜 노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러한 합의 사항을 법원이 승인하면 미국 개발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이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의 이러한 합의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개발사들에게 통용되는 만큼,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앱 스토어를 총괄하는 필 쉴러 애플 펠로우는 "앱 스토어는 처음부터 경제적 기적을 만든 곳으로, 이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공간이자 개발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번창하며 성장시킬 기회의 장이었다"며"앱 스토어의 궁극적인 목표와 모든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이번 합의에 우리와 함께 노력을 기울인 모든 개발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애플은 이날 뉴스 플랫폼 '애플 뉴스'에 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에게 애플리케이션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절반으로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애플의 수수료 할인 전략은 페이스북을 경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페이스북은 올해 초 '불레틴'이라는 신규 뉴스레터 플랫폼을 오픈하며, 오는 2023년까지 언론사 및 기고자에게 수수료를 과금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밝힌 바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