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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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유예기한(9월 24일)이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업비트 다음으로 신고를 접수할 곳이 어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실명계좌를 확보한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중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VASP 신고 접수를 위해 '트래블 룰(자금 송·수신자간 신원 파악)' 시스템 구축에 우선 집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고 요건 중 하나인 실명계좌 연장의 키를 쥐고 있는 은행이 "연장을 위해선 트래블 룰 대응이 선제 돼야 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현재 실명계좌를 제공 중인 은행의 한 관계자는 "4대 거래소가 당초 만든 합작법인에서 업비트가 탈퇴함에 따라 나머지 거래소들의 트래블 룰 대응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인식 중"이라며 "트래블 룰 대응을 위한 조치가 선제 되지 않는다면 은행으로서는 실명계좌 연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명계좌 연장의 가장 큰 장애물은 트래블 룰이니,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도 은행의 이런 기조를 파악하고 트래블 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거래소가 업비트 다음으로 신고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4대 거래소 중 한 곳의 관계자는 "농협과 신한은행 모두 트래블 룰 대응에 대한 결과물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며 "트래블 룰 대응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신고 접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업비트가 1호로 신고를 접수했기 때문에 2,3호가 누가 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접수를 했더라도 수리가 되는지가 더 중요하므로 다들 신중하게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는 지난 20일 업계 첫 VASP신고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코인원·코빗 3사는 업비트가 빠진 기존 합작법인을 재정비해 새로운 합작법인(JV)을 출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빗썸 관계자는 "트래블 룰 준수 시스템 구축을 위한 3사 합작법인을 출범하고, 내년 3월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거래소뿐 아니라 국가별 글로벌 거래소들과 연동해 국제표준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으로 고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농협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는 "신고 접수 순서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신한은행과 신중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새 합작법인을 통해 트래블룰 대응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물을 곧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