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의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미·중 갈등 와중에 잔 다르크처럼 부당하게 탄압받는 ‘아이콘’으로 미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체포 1000일을 맞은 멍 부회장을 석방하라며 캐나다를 압박했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멍 부회장 사례를 두고 중국 기업에 대한 고의적 탄압이라며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에 이용당해 멍 부회장이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1000일 동안 구금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어떤 정치적 협박과 사법권 남용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멍 부회장 석방을 촉구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다. 1993년 화웨이에 입사해 2010년 CFO에 오른 멍 부회장에게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빠르게 승진했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오히려 중국 내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1일 미국 밴쿠버공항에서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 정부가 캐나다에 요청한 데 따른 조치였다. 멍 부회장은 체포된 지 10여 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가택 연금돼 있다. 캐나다가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송환하려 하자 그는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캐나다 법원은 오는 10월 21일 선고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멍완저우 구하기’에 나섰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