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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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어머니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노모를 살해한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심담 이승련 엄상필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모친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조현병을 앓고 있었지만 약물 복용을 중단해 증상이 악화한 상태로 조사됐다. 평소 모친이 사람을 시켜 자신을 미행하고, 농약을 먹여 죽이려 한다는 피해망상에 빠져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범행 이후 인터넷에 존속살해 혐의의 형량과 자수할 경우의 참작되는 형량 등을 검색한 뒤 자수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모친을 살해할 마음을 먹고 미리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고, 수십회 이상 흉기로 피해자를 찔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인터넷에 형량 등을 검색한 뒤 자수 경위를 살펴보면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낮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과 동일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수법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고 자수한 사정은 불리하지만, 조현병과 심신미약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에 협조한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