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결승타' LG 보어 "지난주는 야구장에 오는게 힘들었다"
기대하는 마음이 거의 사라져갈 즈음에 짜릿한 역전 결승타가 터져 나왔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10차전의 주인공은 LG의 새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33)였다.

LG의 케이시 켈리와 키움의 에릭 요키시, 두 외국인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은 좀처럼 결말이 나지 않았다.

LG가 1회말 이형종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키움은 7회초 박병호의 희생플라이, 변상권의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이날 경기에선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어는 7회말 무사 2, 3루에서 요키시의 투심 패스트볼(142㎞)을 받아쳐 2타점짜리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보어가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타율 0.119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기에 더욱더 극적이었다.

경기는 LG의 3-2 재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보어는 한국 무대 데뷔 후 첫 적시타이자 첫 결승타를 신고하며 반등을 예고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보어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편안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결승타를 쳐) 기분이 좋다"며 "내 앞의 타자들이 잘해줘서 좋은 기회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팀 동료들에게 공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아진 것 같다.

한 구종에 대해 집중하고 극복하겠단 생각보다는 좋은 타격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첫 결승타' LG 보어 "지난주는 야구장에 오는게 힘들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잦은 KBO 리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시험대나 다름없다.

LG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후반기 개막과 동시에 출전한 보어는 첫 10경기에서 타율이 0.083에 그쳤다.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보어는 메이저리거답게 성숙하게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그는 "오늘 잘 안 됐으면 그걸 잊고 빨리 내일을 생각하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잘할 때도 못 할 때도 있다"며 "팬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고, 질타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선수로서 정신적으로 성숙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력이 안 좋을 때 다음 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부진할 때 괴로운 건 KBO리거나 메이저리거나 다를 게 없다.

그는 "사실 야구를 잘할 때는 야구장에 오는 게 행복하다.

하지만 지난주처럼 잘 못 했을 때는 야구장에 오는 게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그래도 팀원들에게는 똑같은 모습,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보어가 한국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건 팬들이었다.

그는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

팬들과 대화하고 야구장에서 직접 그들을 볼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그것을 할 수 없어 아쉽다"며 "무관중일 때와 관중 입장이 그래도 10∼30%일 때는 낮과 밤과 같은 차이다.

팬들이 야구장에 온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팬이 없다면 야구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