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막바지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나라에서는 다음달 7일부터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화와 더불어 법정통화 지위를 인정받는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위터를 통해 전국 곳곳에 200대의 비트코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고, 50곳의 지점도 개설한다고 밝혔다. 전자지갑에 들어 있는 비트코인을 수수료 없이 ATM과 지점을 통해 달러로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입금할 수도 있다.

해외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부쳐오는 돈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훨씬 빠르고 저렴한 해외 송금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국민은 송금 수수료로 매년 4억달러(약 4700억원)를 지급한다”며 “이것만 아껴도 엄청난 이익이고,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실용적”이라고 적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갑 앱에 처음 등록하는 국민에게 1인당 30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에어드롭(무상 지급)할 계획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사용을 강제하지 않는다”면서도 “비트코인을 쓰지 않는다면 첫 보너스도 못 받고, 송금 수수료도 내야 하고, 사업 기회도 잃게 된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