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23년만에 개정증보판 출간
정호승 시인의 대표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창비)가 출간 23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나왔다.

1998년 처음 출간된 이 시집은 1990~2000년대 베스트셀러이자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누적 판매량이 20만 부를 넘는다. “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로 시작하는 ‘수선화’는 전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고래를 위하여’를 비롯해 ‘풍경 달다’ ‘나뭇잎을 닦다’ 등 정 시인의 대표시가 여럿 담겨 있다.

개정증보판은 초판 출간 무렵에 썼던 미발표작 21편과 2002년 펴낸 시집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에서 고른 4편 등 25편을 제4부에 추가 수록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개정판 해설을 통해 “정호승 시의 주류적 속성은 존재론적 슬픔,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삶을 긍정하는 믿음, 성스러움의 발견, 자연으로부터 길어 올리는 근원적 사랑”이라며 “이번 개정판은 ‘외로움과 상처’를 근거로 하는 인간 보편의 실존에 대한 정호승 시의 완결판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평했다.

정 시인은 “나 자신보다 독자들이 더 많이 사랑해준 시집”이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시집이라기보다 독자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