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임협 '올해도 줄다리기'…노조 "기본급 인상" vs 사측 "일시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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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지난해 임단협도 '현재진행형'
'기본급' 임금협상 최대 쟁점 부상
"4년 동결 막아야" vs "기본급 올릴 상황 아냐"
'기본급' 임금협상 최대 쟁점 부상
"4년 동결 막아야" vs "기본급 올릴 상황 아냐"
또 르노삼성만 남았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협상 이야기다. 지난해 임단협도 아직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동결 등 핵심 쟁점에서 평행선을 걷고 있어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25일 제13차 교섭에 이어 이번 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쟁점은 '기본급'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과 2019년 임단협에서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붙은 바 있다.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길 거듭했지만 결국 기본급을 동결하고 일시금을 받는 형태로 합의해왔다.
노조는 이번 임협에서 기본급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2019년까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임금은 2018년부터 동결됐고, 2020년 임단협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본급을 재차 동결하면 임금이 4년째 동결되는 것이라 사실상 삭감안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이란 명분을, 사측은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일시금이라는 실리를 제안한 셈이다. 노조가 원하는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주면서 기본급을 동결하겠다는 사측 입장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르노삼성은 시간당 인건비 수준이 르노 프랑스 공장과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 경쟁 대상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과 비교하면 인건비가 이미 30% 이상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꾸준히 그룹 내 다른 공장들과 신차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을 감안하면 기본급 인상이라는 경쟁력 약화 요인을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
이에 비해 르노삼성은 지난해 8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17.3% 줄었다. 내수만 따지면 감소율은 48%에 달한다. 그룹은 실적을 개선하고도 급여를 동결했는데, 그룹 내에서 가장 인건비가 높으면서 실적은 안 좋은 공장이 급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하긴 어렵단 얘기다.
르노그룹도 르노삼성에 대한 불만을 지속 제기해왔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의 2020년 임단협이 해를 넘기자 올 초 글로벌 공장 중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곳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르노삼성은 2018년에는 그룹 내 1위 경쟁력을 갖춘 공장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전세계 19개 공장 가운데 10위로 떨어졌다. 특히 제조원가 점수는 19곳 중 17위에 그쳤다.
그룹의 지적 직후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부산공장이 신차를 받고 싶다면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스페인 공장 인건비는 르노삼성의 62% 수준이며, 같은 차를 스페인에서 생산하면 대당 1100달러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그러려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도 임직원에 편지를 보내 "제조원가 등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더불어 XM3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그룹이 수출 물량을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르노 제조 총괄 로스 모저스 부회장은 지난해 르노삼성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장기화하고, 불가피한 파업으로 공장 생산 중단 상황이 발생된다면 그룹으로서는 3~4년 뒤 유럽 수출 물량을 다른 유럽 내 르노 공장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 지리차와 스웨덴 볼보 합작사 '링크앤코' 브랜드의 친환경차 위탁판매도 점쳐지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리홀딩스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르노삼성차를 통해 링크앤코 친환경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판매와 수출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룹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시 파업이 벌어지면 당장의 먹거리인 XM3 수출물량은 물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링크앤코 친환경차까지 잃을 수 있다"며 "노사 입장차가 크지만 회사 사활이 걸린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임금협상이 큰 충돌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25일 제13차 교섭에 이어 이번 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쟁점은 '기본급'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과 2019년 임단협에서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붙은 바 있다.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길 거듭했지만 결국 기본급을 동결하고 일시금을 받는 형태로 합의해왔다.
노조는 이번 임협에서 기본급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2019년까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임금은 2018년부터 동결됐고, 2020년 임단협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본급을 재차 동결하면 임금이 4년째 동결되는 것이라 사실상 삭감안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4년 동결은 안 돼 VS 일시금으로 인상분 지급
사측은 기본급 인상만큼은 피하고 싶어 한다. 사측은 △일시금 500만원 지급 △기본급 동결 보상 격려금 200만원 △생산 안전성 확보 특별 격려금 100만원 등 1인당 8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본급을 동결하되 원하는 만큼의 격려금과 함께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일시금을 얹어주겠다는 것. 조립 생산직 수당 신설, 라인 수당 등급 재조정도 제시했다.노조는 기본급 인상이란 명분을, 사측은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일시금이라는 실리를 제안한 셈이다. 노조가 원하는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주면서 기본급을 동결하겠다는 사측 입장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르노삼성은 시간당 인건비 수준이 르노 프랑스 공장과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 경쟁 대상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과 비교하면 인건비가 이미 30% 이상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꾸준히 그룹 내 다른 공장들과 신차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을 감안하면 기본급 인상이라는 경쟁력 약화 요인을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
르노삼성에 불만 가득한 르노…'기본급 동결'
르노삼성이 그룹 내에서 가장 성과가 나쁜 공장에 속하는 점도 기본급 동결을 고수하는 원인이다. 르노그룹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365만대를 기록했지만 급여를 동결했다.이에 비해 르노삼성은 지난해 8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17.3% 줄었다. 내수만 따지면 감소율은 48%에 달한다. 그룹은 실적을 개선하고도 급여를 동결했는데, 그룹 내에서 가장 인건비가 높으면서 실적은 안 좋은 공장이 급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하긴 어렵단 얘기다.
르노그룹도 르노삼성에 대한 불만을 지속 제기해왔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의 2020년 임단협이 해를 넘기자 올 초 글로벌 공장 중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곳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르노삼성은 2018년에는 그룹 내 1위 경쟁력을 갖춘 공장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전세계 19개 공장 가운데 10위로 떨어졌다. 특히 제조원가 점수는 19곳 중 17위에 그쳤다.
그룹의 지적 직후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부산공장이 신차를 받고 싶다면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스페인 공장 인건비는 르노삼성의 62% 수준이며, 같은 차를 스페인에서 생산하면 대당 1100달러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그러려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도 임직원에 편지를 보내 "제조원가 등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XM3 수출에 회사 사활 공감대…링크앤코 물량 기대도
기본급 인상과 동결을 둘러싼 르노삼성 노사의 줄다리기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노조의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사활이 XM3 유럽 수출 물량에 걸렸다는 점은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더불어 XM3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그룹이 수출 물량을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르노 제조 총괄 로스 모저스 부회장은 지난해 르노삼성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장기화하고, 불가피한 파업으로 공장 생산 중단 상황이 발생된다면 그룹으로서는 3~4년 뒤 유럽 수출 물량을 다른 유럽 내 르노 공장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 지리차와 스웨덴 볼보 합작사 '링크앤코' 브랜드의 친환경차 위탁판매도 점쳐지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리홀딩스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르노삼성차를 통해 링크앤코 친환경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판매와 수출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룹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시 파업이 벌어지면 당장의 먹거리인 XM3 수출물량은 물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링크앤코 친환경차까지 잃을 수 있다"며 "노사 입장차가 크지만 회사 사활이 걸린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임금협상이 큰 충돌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