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도쿄에 띄운 태극기 세 개…주영대 "애국가 부르는데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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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는 태극기 세 개가 나란히 걸렸다.
2020 도쿄 패럴림픽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애국가도 울려 퍼졌다.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스포츠등급 TT1)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목에 건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와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남기원(55·광주시청)은 이날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주영대는 이날 김현욱과 맞붙은 결승에서 3-1로 이겨 자신의 첫 패럴림픽 금메달이자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 대회 단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5년 만의 재도전에서 드디어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린 주영대는 "리우 대회 때 못한 걸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데 울컥했다.
태극기 세 개가 올라가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고 울컥하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금메달을 따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반신반의했는데 운이 좋게 올라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아마 현욱이는 나보다 긴장을 많이 해서 진 것 같다"고 후배를 다독였다.
함께 시상대에 오른 남기원은 "태극기 세 개가 나란히 걸리니 뿌듯하고, 나 자신도 뿌듯했다.
아마 나는 금메달을 땄으면 펑펑 울었을 거다"라며 웃었다.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현욱도 "다들 메달 색깔은 달라도 웃을 수 있게 돼 정말 좋다"며 "다음번엔 더 준비를 잘해서 메달 색깔을 한 번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전이었지만, 한국 선수들은 단체전만큼이나 한마음 한뜻이었다.
결승에서 베테랑 주영대에게 패한 김현욱은 "지금 당장은 아쉬움이 크지만, 다 같이 메달을 따자고 했었는데 이루고자 했던 걸 이뤘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태극기 세 개를 거는 게 모두의 같은 바람이었다"고 덧붙인 남기원은 "동메달의 아쉬움은 있어도 같은 나라에서 1∼3위를 함께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한국이 패럴림픽 장애인탁구 단식 한 등급에서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TT1 체급에서 한국은 꾸준히 강세를 보여 왔다.
송신남이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냈고, '레전드' 이해곤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패럴림픽에서 6회 연속 단식 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인 주영대는 "이전에 선배들부터 강했는데, 그 전통이 내려오는 것 같다.
우리 체급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당분간은 이 체급에서 한국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노하우가 후배들에게도 전수되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남기원은 "우리가 쓰는 기술이 사실 이해곤 선배가 제일 먼저 썼던 기술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따라 하고 있지만, 우리가 더 많이 접해 유리한 것 같다"며 "또 국내 시합에서 수준 높은 시합을 많이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항상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탁구는 선수들에게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있다.
메달을 하나씩 목에 건 이들 세 명은 탁구가 인생을 바꿨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후 10년 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는 남기원은 "탁구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절망하지 않게 됐고, '장애를 입었지만, 이 길도 사는 맛이 나네'라는 마음을 갖고 살게 됐다"고 했고, 김현욱은 "모든 도전에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의 금·은·동 메달리스트 틈 사이에는 또 한 명의 동메달리스트 1992년생 영국 선수 토머스 매슈스가 끼었다. 이번 대회에서 탁구는 3∼4위 결정전 없이 공동 3위로 시상한다.
매슈스도 2018년 세계선수권 단식 3위, 세계랭킹 8위의 강자이지만, 4강에서 김현욱에게 0-3으로 완패해 결승행을 놓쳤다.
매슈스는 시상식 직후 "한국 선수들은 정말 강하다.
강한 선수들끼리 늘 함께 훈련하고 경쟁하다 보니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5년 전 리우에서는 영국의 데이비스 롭이 주영대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지만 한국 선수들이 5년 만에 타이틀을 가져왔다.
매슈스는 "파리에서 두고 보자!"며 복수를 다짐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패기만만' 김현욱은 "얼마든지!"라며 여유롭게 받아쳤다.
순조로운 신구 조화와 단단한 팀워크, 2024년 파리 패럴림픽까지 당분간 탁구 대표팀은 걱정이 없을 듯하다.
/연합뉴스
2020 도쿄 패럴림픽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애국가도 울려 퍼졌다.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스포츠등급 TT1)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목에 건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와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남기원(55·광주시청)은 이날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주영대는 이날 김현욱과 맞붙은 결승에서 3-1로 이겨 자신의 첫 패럴림픽 금메달이자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 대회 단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5년 만의 재도전에서 드디어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린 주영대는 "리우 대회 때 못한 걸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데 울컥했다.
태극기 세 개가 올라가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고 울컥하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금메달을 따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반신반의했는데 운이 좋게 올라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아마 현욱이는 나보다 긴장을 많이 해서 진 것 같다"고 후배를 다독였다.
함께 시상대에 오른 남기원은 "태극기 세 개가 나란히 걸리니 뿌듯하고, 나 자신도 뿌듯했다.
아마 나는 금메달을 땄으면 펑펑 울었을 거다"라며 웃었다.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현욱도 "다들 메달 색깔은 달라도 웃을 수 있게 돼 정말 좋다"며 "다음번엔 더 준비를 잘해서 메달 색깔을 한 번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전이었지만, 한국 선수들은 단체전만큼이나 한마음 한뜻이었다.
결승에서 베테랑 주영대에게 패한 김현욱은 "지금 당장은 아쉬움이 크지만, 다 같이 메달을 따자고 했었는데 이루고자 했던 걸 이뤘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태극기 세 개를 거는 게 모두의 같은 바람이었다"고 덧붙인 남기원은 "동메달의 아쉬움은 있어도 같은 나라에서 1∼3위를 함께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한국이 패럴림픽 장애인탁구 단식 한 등급에서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TT1 체급에서 한국은 꾸준히 강세를 보여 왔다.
송신남이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냈고, '레전드' 이해곤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패럴림픽에서 6회 연속 단식 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인 주영대는 "이전에 선배들부터 강했는데, 그 전통이 내려오는 것 같다.
우리 체급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당분간은 이 체급에서 한국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노하우가 후배들에게도 전수되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남기원은 "우리가 쓰는 기술이 사실 이해곤 선배가 제일 먼저 썼던 기술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따라 하고 있지만, 우리가 더 많이 접해 유리한 것 같다"며 "또 국내 시합에서 수준 높은 시합을 많이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항상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탁구는 선수들에게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있다.
메달을 하나씩 목에 건 이들 세 명은 탁구가 인생을 바꿨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후 10년 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는 남기원은 "탁구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절망하지 않게 됐고, '장애를 입었지만, 이 길도 사는 맛이 나네'라는 마음을 갖고 살게 됐다"고 했고, 김현욱은 "모든 도전에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의 금·은·동 메달리스트 틈 사이에는 또 한 명의 동메달리스트 1992년생 영국 선수 토머스 매슈스가 끼었다. 이번 대회에서 탁구는 3∼4위 결정전 없이 공동 3위로 시상한다.
매슈스도 2018년 세계선수권 단식 3위, 세계랭킹 8위의 강자이지만, 4강에서 김현욱에게 0-3으로 완패해 결승행을 놓쳤다.
매슈스는 시상식 직후 "한국 선수들은 정말 강하다.
강한 선수들끼리 늘 함께 훈련하고 경쟁하다 보니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5년 전 리우에서는 영국의 데이비스 롭이 주영대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지만 한국 선수들이 5년 만에 타이틀을 가져왔다.
매슈스는 "파리에서 두고 보자!"며 복수를 다짐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패기만만' 김현욱은 "얼마든지!"라며 여유롭게 받아쳤다.
순조로운 신구 조화와 단단한 팀워크, 2024년 파리 패럴림픽까지 당분간 탁구 대표팀은 걱정이 없을 듯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