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고 있는 컬러강판 시장을 놓고 철강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이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2위 KG동부제철이 대규모 증설에 이어 신규 브랜드까지 띄우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컬러강판 '판' 뒤집는다…신규 브랜드 띄운 KG동부제철
KG동부제철은 컬러강판 통합 브랜드인 엑스톤(X-TONE)을 출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지난 5월 충남 당진공장에 생산라인 증설을 마치며 연간 생산능력을 50만t에서 80만t으로 확대한 이후 3개월 만의 행보다. 브랜드 론칭을 계기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본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철강에 디자인을 입힌 컬러강판은 일반 철강재에 비해 t당 가격이 최대 두 배 이상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다양한 색상뿐 아니라 대리석, 나무 등 원하는 소재의 무늬와 질감을 구현할 수 있어 TV, 냉장고 등 고급 가전과 건축 내외장재에 주로 쓰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소비’로 전자제품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건축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리서치는 세계 컬러강판 시장 규모가 2019년 24조원에서 2024년 33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국내 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은 115만8718t으로, 작년 동기(96만2449t) 대비 20.4% 증가했다. 상반기 국내 생산능력이 연간 240만t이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공장이 ‘풀가동’됐다는 뜻이다.

철강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 1위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고급 컬러강판 전용 라인을 증설해 내달 가동을 앞두고 있다. 생산능력도 기존 연산 75만t에서 85만t으로 늘어난다. 공급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고급 제품 비중을 늘려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3위 포스코강판은 지난 5월 컬러강판 브랜드 ‘인피넬리’를 출시하고 고급 제품군 확대를 선언했다. 업계 5위인 아주스틸은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현재 22만t 수준인 컬러강판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3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건설산업 호황으로 컬러강판의 수요 초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업체들의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론 얼마나 차별화된 기능과 품질을 증명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