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적자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스노우에 공격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가 적자 자회사에 투자하는 까닭
네이버는 지난 26일 네이버랩스에 7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출자금까지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투자한 규모는 26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랩스는 이번 투자로 영업손실을 메울 계획이다.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40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적자 규모인 374억원보다 영업손실액이 커졌다.

2017년 네이버에서 분사한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다.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연구 전문 법인이다.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네이버랩스는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네이버의 첨단 정보기술(IT)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최근 로봇과 5세대(5G) 통신망 등을 적용한 네이버의 제2사옥 건립도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올 2월 스노우 유상증자에 참여해 12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네이버가 스노우에 투자한 금액은 총 4470억원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다. 네이버는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스노우에 400억원을 빌려줬다. 스노우의 적자 규모는 네이버랩스보다 크다. 작년에 107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866억원)보다 24% 증가했다.

네이버 측은 ‘밑빠진 독’이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더 확실한 미래 투자’라고 일축한다.

스노우는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 ‘제페토’가 대표적이다. 제페토는 2018년 스노우에서 처음 개발됐다. 제페토 이용자가 급증하자 지난해 스노우에서 관련 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분사했다. 스노우는 스마트폰 카메라 앱 ‘스노우’와 ‘B612’ 등 글로벌 이용자 1억 명이 넘는 인터넷 서비스도 개발했다. 스노우에서 나온 서비스의 타깃은 대부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