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내수 비중이 90%인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받는 수출 중소기업마저 해운 운임 급등 여파로 비상이 걸렸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동향 8월호’ 보고서를 지난 29일 발표했다. 노민선 중기연 미래전략연구단장은 “환율 상승으로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원자재 수입액 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환율은 지난 5월 말 달러당 1108.5원에서 6월 말 1128.5원, 7월 말 1152.0원으로 오른 뒤 이달 20일엔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183.6원으로 올랐다. 현재 환율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다소 떨어졌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가시화로 3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 제조업의 수요가 많은 알루미늄 니켈 주석 등의 가격이 오르며 런던금속거래소 비철금속지수(LMEX)는 7월 4320.6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4% 급등했다.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무역수지 적자도 확대됐다.

노 단장은 “원·부자재 수입이 많은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업계는 올 들어 원자재 가격이 올라 고통을 겪고 있는데, 환율 상승까지 겹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도 “우리나라 중소기업 663만 개 가운데 90%는 내수기업인데 대부분 대기업과 납품단가 계약을 연간 단위로 맺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환율 상승은 고스란히 중소기업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월 127만4000명으로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3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