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엠 "연골에 회춘 유전자 넣어 관절염 치료"
비상장 바이오벤처 아이씨엠(ICM)이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ICM-203’ 임상시험에 시동을 걸었다. 다음달 호주에서 진행하는 임상 1·2a상에서 첫 투여에 나선다. 내년 3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대원 아이씨엠 대표(사진)는 30일 “내년 1분기 미국 FDA에 ICM-203 임상 신청을 마칠 계획”이라며 “2019년 FDA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10월 나오는 기술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 기술특례 상장에 나설 것”이라며 “증시 데뷔 시점에 나오는 FDA 임상계획 신청이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ICM-203은 이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비병원성 바이러스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전달체로 쓴다. 뼈와 뼈 사이 연골세포에 있는 ‘Nkx3.2’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AAV에 태워 세포 안으로 찔러 넣는다. 김 대표는 “연골 부위에 ‘회춘 유전자’를 넣어주는 것”이라며 “ICM-203은 손상된 연골을 근본적으로 재생시키고 염증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주입한 Nkx3.2 유전자는 연골세포가 사라지지 않고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골관절염을 앓느냐, 안 앓느냐는 Nkx3.2 단백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며 “골관절염을 앓는 환자는 Nkx3.2 단백질이 현저히 적다”고 설명했다. 유전자는 있지만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유전자 자체가 없어서 생기는 선천적 질환과 차이가 있다.

김 대표는 ICM-203을 골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글로벌 1호 의약품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골관절염 치료제’란 이름을 달고 처방되는 약은 소염·진통제이거나 뼈 사이에 일종의 윤활유를 발라주는 방식의 히알루론산계 치료제다. 근본적 치료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이씨엠은 이 치료제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2012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벤처캐피털(VC)로부터 520억원을 투자받았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