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백신 개발사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겠습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 만성 B형간염 백신의 임상 2상을 마치고 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B형 간염 백신으로 1조 잭팟"…차백신연구소, 세계시장 도전
차백신연구소는 2011년 차바이오텍이 바이오벤처인 두비엘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회사다. 이 회사는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증강제란 항원이 일으키는 면역반응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물질이다. 백신에 넣어주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만성 B형간염 △대상포진 △항암 △코로나19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염 대표는 “차세대 백신에는 면역증강제가 들어 있어 감염병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며 “기존 백신이 듣지 않던 사람들에게도 효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백신은 독성을 약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이용해 백신을 제조하지만 차세대 백신은 정제된 재조합 항원을 사용해 안전성과 효능 면에서 1세대 백신을 뛰어넘는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백신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만성 B형간염 치료 백신이다. 현재 국내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만성 B형간염은 완치제가 없다.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매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내성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게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차백신연구소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병용 투여해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백신은 3세대 B형간염 예방 백신으로도 개발하고 있다. 세 번 접종해야 하는 2세대 백신과 달리 두 번 접종만으로 효과가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백신을 맞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초 임상 결과가 나오면 글로벌 제약사들과 병용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염 대표는 “B형간염 치료제의 글로벌 기술수출 평균 금액은 11억2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라며 “차백신연구소가 개발 중인 백신의 기술수출 규모는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만 3000억원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개발에 성공하면 출시 10년 기준 판매 로열티와 보너스까지 합치면 총 계약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염 대표는 “B형간염 치료제를 갖고 있는 제약사 몇 곳으로부터 동물시험 단계에서 병용 임상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수출이 안 되더라도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의 통증이 거의 없는 대상포진 재조합 백신도 올해 임상 1상에 들어간다. 현재 GSK의 ‘싱그릭스’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싱그릭스는 효과가 좋지만 접종 이후 2~3일간 통증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염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면역증강제가 들어간 백신들은 대부분 통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임상에서 통증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프리미엄 백신으로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백신연구소는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최대 593억원을 조달한다. 10월 5~6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2~13일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에 나선다. 희망공모가는 1만1000~1만5000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907억~3964억원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