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프로선수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회사 '우프'의 기업 가치를 36억달러(약 4조2000억원)로 추산했다.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구글, 애플 등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우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로부터 2억달러를 투자 받았다. 이번 투자 이후 소프트뱅크는 우프의 기업가치를 1년 만에 3배 높혔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추산한 우프의 가치를 12억달러였다. 더타임스는 우프가 지금까지 4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전했다.

우프는 이용자의 심박수, 호흡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다. 하버드대 스쿼시팀 주장이던 윌 아흐메드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가시적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동료 2명과 함께 2012년에 설립했다. 센서로 덮인 나일론 손목밴드를 통해 심장 박동수를 잴 수 있고 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 골프선수 로리 매킬로이 등 유수의 스포츠 선수들이 이 기기를 사용 중이다.
사진=우프 홈페이지 캡처
사진=우프 홈페이지 캡처
선수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미식축구 선수 패트릭 마홈스, 농구선수 케빈 듀란트 등이 우프에 투자하고 있다. 리그도 우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는 우프의 스마트 밴드를 선수들에게 착용하도록 했다. 지난해 닉 워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를 파악하는 데 그가 차고 있던 우프 밴드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익숙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월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주자 핏빗을 인수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애플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애플워치와 같은 건강과 웰니스 분야에 있기를 바란다며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반지를 만드는 회사인 오우라는 지난 5월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억달러를 유치했다. 지난해 비전펀드2도 인공지능(AI) 헬스케어 기업인 바이오포미스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다. 규모는 1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