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기부금 약정서에 서명한 뒤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기부금 약정서에 서명한 뒤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감염병 극복을 위해 사재 100억원을 기부한다.

현대차그룹은 31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기부금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고 이날 밝혔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고려대학교의료원이 추진하는 '백신혁신센터'에 사재 100억원을 기탁하는 자리다. 약정 체결식에는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회장이 참석했고,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이 자리를 같이 했다.

정 회장은 “명예회장님은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언제나 고민해 오셨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연구진으로 구성된 고려대의료원이 백신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에 명예회장님의 뜻이 더해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몽구 명예회장님의 기부가 글로벌 백신 개발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려대의료원은 내년 중 완공을 목표로 기존 고려대 정릉캠퍼스 건물을 활용, 바이오메디컬 연구와 산학협력, 교육을 담당할 ‘메디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고 기부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메디사이언스파크의 대표 시설인 백신혁신센터를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로 명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고려대 의료원의 백신혁신센터에 사재 100억원을 쾌척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고려대 의료원의 백신혁신센터에 사재 100억원을 쾌척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및 치료제 기초 연구와 감염병 대응 미래융합 역량을 확보한다. 감염병 연구에 필수적인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시스템과 전임상 연구 플랫폼 등을 완비해 신약개발 등 다각도의 연구 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관련해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도움이 되기 위해 국산 백신 개발에 기여할 백신혁신센터에 기부하게 됐다”면서 “감염병을 극복하여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탁 취지를 밝혔다. 평소 국민들로부터 받은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백신혁신센터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은 “기부금은 정몽구 백신혁신센터 설립과 운영에 소중하게 사용되고, 감염병 예방과 치료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명예회장은 사회공헌 철학을 실천하며 모두가 함께 성장, 발전하는 사회적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 사재 8500억원을 출연해 2007년 설립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지난해까지 13년간 미래인재 육성,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사업을 펼치며 총 2219억원을 집행했다. 직간접 수혜 인원도 83만명에 달한다. 재단은 최근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을 통해 5년간 5개 분야 1100명의 차세대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향후 수혜 대상과 분야를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3월 우수 의료 인재 양성과 안전한 병원 시스템 구축에 사용해 달라며 서울아산병원에 50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명절연휴 기간 전후를 현대차그룹 ‘사회봉사 주간’으로 정하고, 그룹 임직원들이 소외이웃과 사회복지단체를 방문·나눔 활동을 펼치도록 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으로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글로벌 리더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