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에 대한 재판이 3년 만에 재개된다.

가디언은 8월 31일(현지시간) "홈즈에 대한 첫 재판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법원에서 이날 배심원의 선택과 함께 시작됐다"고 밝혔다. 홈스는 6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돼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재판에서 홈즈는 검은 양복을 입고 착용했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졌지만 취재진 열기는 막진 못했다는 평이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홈즈의 재판 현장을 담으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홈즈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홈즈는 한때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인물. 잡스처럼 검은색 폴라티를 자주 입고 대중 앞에 나섰고,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세에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를 창업한 이력 역시 잡스를 떠올리게 했다는 평이다.

테라노스는 피 몇 방울만 직접 뽑으면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던 기업. 테라노스의 발표에 기업가치는 90억달러(약 10조원)까지 뛰었다. 이를 통해 홈즈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5년 기준 홈즈는 포브스 선정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였고, 만 31세에 순자산 45억 달러(5조2087억 원)를 가졌다.

하지만 메디컬 유니콘 기업 테라노스 신화는 해당 기술이 사실상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추락했다. 테라노스의 주장처럼 암 등 주요 질병을 포함한 240여 가지 질병이 아닌 몇 가지만 검사할 수 있다는 것. 홈즈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테라노스 내부 고발자는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테라노스 혈액 검사 중 일부만 처리할 수 있었고, 그마저도 기존 혈액검사 방식으로 환자 검사를 시행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FDA는 테라노스에게 시험 규모를 축소하라고 요청했으며, 시험 중 하나만을 승인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 2위인 약국 체인 월스그린도 테라노스와 계약을 파기했고, 40여 개 테스트 센터를 폐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 홈즈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홈즈의 재판은 코로나19와 임신으로 미뤄졌지만, 3년 만에 재개됐다. 홈즈는 재판에 앞서 사업파트너이자 전 애인인 라메시 서니 발와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서류를 제출하면서 형량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지난 28일 "법원 제출 서류에는 홈즈가 발와니로부터 먹는 음식과 의상, 지인까지 통제당했고 날카로운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