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들이 사내에서 재활용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직원들이 사내에서 재활용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그룹에선 삼성물산이 탄소중립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달 27일 서울 잠실사옥에서 남해화학, 한국남부발전과 청정수소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친환경 연료인 청정수소와 청정암모니아를 도입하고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다.

○청정수소 생산부터 국내 도입까지

삼성물산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 개발부터 국내 도입·활용에 이르는 전반적인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남해화학은 청정암모니아 이송 등을 위해 저장탱크와 같은 공급 인프라를 제공한다. 남부발전은 해외 청정수소 및 청정암모니아 확보를 위한 생산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외에 삼성 내 여러 계열사가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for Ammonia fuel Ready)’ 기본설계에 대한 기본승인(AIP) 인증을 최근 얻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시장 선점에 유리한 선박연료로 주목받는다. ‘암모니아 레디’란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가 가능하도록 선체 구조와 연료탱크 사양 위험성 평가 등을 사전에 설계에 반영한 선박이다.

○Neo QLED ‘탄소 발자국 인증’

삼성전자의 ‘삼성 Neo QLED’는 탄소저감 노력을 인정받아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탄소 발자국-탄소저감 인증(Reducing CO2)’을 받았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목적으로 설립한 인증기관으로, 4K 이상 해상도를 가진 TV가 이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소 발자국 인증은 생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제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제기준에 의거해 평가하며, 특히 탄소저감 인증은 기존 동급 모델 대비 탄소 발생량을 줄였을 때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해 폐기 시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 저감 △부품 제조 시 사용되는 소재 사용량 효율화 △제품 사용 시 소비전력 최소화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현저히 줄였다. 삼성전자는 Neo QLED 전 모델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상업용 사이니지 제품에도 이 인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사업장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반도체업계 최초로 전 사업장에 대해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도 받았다. 삼성전자는 기흥 화성 평택 온양 천안 등 국내 5곳과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 쑤저우 톈진 등 3개 사업장에 대해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고, ‘트리플 스탠더드(Triple Standard)’ 라벨을 취득했다.

반도체 제품의 미세화, 고집적화 추세에 따라 제조 공정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물 사용과 탄소, 폐기물 배출도 함께 늘어난다. 반도체 전 사업장에서 물 사용량과 탄소, 폐기물 배출량을 저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트리플 스탠더드’는 3년간 사업장의 △탄소배출량 3.7% △물 사용량 2.2% △폐기물 배출량 2.1%를 저감하고, 각 분야의 경영 체제에 대한 종합평가 기준을 만족한 기업에 주어진다. 삼성전자는 2018~2019년 각 생산공정에서 사용·배출하는 평균량 대비 2020년 탄소·물·폐기물을 각각 9.6%, 7.8%, 4.1% 줄여 기준을 만족했다.

○삼성전자, ‘녹색마스터피스상’ 받아

삼성전자는 비영리 시민단체 녹색구매네트워크가 주관한 ‘2021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서 최고 권위 기업상인 ‘녹색마스터피스상’을 최근 받았다. ‘올해의 녹색상품’은 제품의 환경 개선 효과를 전문가와 소비자가 직접 평가해 시상하는 상으로, 전국 22개 소비자·환경단체와 500여 명의 소비자가 평가단으로 참여해 친환경성과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선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의 녹색상품’을 11년 이상 수상한 기업에만 자격을 주는 ‘녹색마스터피스상’을 수상해 녹색경영 활동을 인정받았다. 또 △갤럭시S21 △Neo QLED △비스포크 냉장고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등 12개 제품이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됐다.

이외에도 소비전력을 절약할 수 있는 무풍 냉방 기능, 물로 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는 필터를 갖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와 ‘무풍에어컨 벽걸이 와이드 청정’이 수상 명단에 올랐다.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비스포크 에어드레서’ ‘비스포크 슈드레서’ 등 의류가전도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김형남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 전무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성을 고려하기 위해 자체 친환경 평가 제도인 에코디자인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공신력 있는 대외 인증기관의 평가 기준을 활용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자원 사용은 최소화하는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