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대구 수처리 공장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오른쪽). /롯데지주 제공
롯데케미칼 대구 수처리 공장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오른쪽). /롯데지주 제공
지난 7월 1일 롯데그룹은 수뇌부 회의인 가치창조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를 열고 하반기 그룹 전략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 회의에서 롯데그룹은 전사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 선언은 △2040년 탄소중립 달성 △상장계열사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구성 추진 △최고경영자(CEO) 평가 시 ESG 관리 성과 반영을 중심 내용으로 한다.

롯데는 204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배출 감축 및 친환경 기여 목표를 10년 단위로 설정해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공정 효율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사업을 통해 완전한 탄소 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롯데의 화학 계열사들은 수소, 그린소재 등 미래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지난 7월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블루수소(16만t)와 그린수소(44만t)가 혼합된 60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 개발을 통해 2025년 10만 개의 수소탱크를 양산하고, 30년에는 50만 개로 확대해 수소차에 적용한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관련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3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한 최근 화학 계열사 현장을 잇따라 방문해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6월 신 회장은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단지 내에 있는 롯데케미칼의 수처리공장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했다. 2018년 5월 완공된 이곳은 연면적 5785㎡ 크기로, 연간 55만㎡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처리용 멤브레인 공장이다. 수처리용 멤브레인은 수중의 오염물질을 여과해 양질의 물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수질 기준 강화에 대응하고, 물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정수, 하·폐수 및 재이용 처리에 주로 적용된다.

롯데 식품 계열사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 분리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제품과 포장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를 출시하며 포장재 절감 효과는 물론,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를 주도했다. 롯데제과는 카스타드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완충재를 전량 종이 재질로 변경하기로 했다. 카스타드 대용량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완충재 생산도 전면 중단하고 모두 종이 소재로 대체할 계획이다.

롯데푸드도 다양한 분야에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고 있다. 파스퇴르 우유의 본드 접착을 제거하고 라벨에 절취선을 추가해 분리배출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포장을 리뉴얼했다. 빠삐코에는 빙과 업계 최초로 녹색인증 패키지를 도입했다. 국가공인 녹색인증 제도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의거해 유망한 녹색기술 또는 사업을 인증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