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된 디폴트가 터지기 시작하는 때가 올 것이고, 그때는 운용사들이 (투자) 경험으로 진검승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미뤄진 디폴트, 터질 때 온다…기업실적 궤적 살펴야"
유럽계 사모대출펀드(PDF) 운용사인 파크스퀘어의 김장문 한국 대표(사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금까지의 대출 시장을 살펴보면 ‘유예된 디폴트’가 많다”며 “선순위 대출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각 회사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수익률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무라증권 서울지점,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의 도쿄지점, IBK투자증권 등을 거쳤다. 작년 초 파크스퀘어가 한국 사무소를 개설할 때 한국 대표로 임명됐다. 파크스퀘어는 2008년부터 한국 기관투자가 자금을 받아왔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사무소 개설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김 대표를 영입했다. 이 회사가 처음으로 고용한 한국인이다.

김 대표는 “파크스퀘어는 사모주식(PE)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크레딧 스페셜리스트이면서 특정 계열에 속하지 않은 독립계 운용사로서 유럽지역 대형 선순위(라지캡 시니어) 대출에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골드만삭스의 메자닌펀드를 맡았던 로빈 두마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파크스퀘어는 골프로 치면 ‘페어웨이’로 가는 회사”라며 “투자자가 마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특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지캡 대출은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각 회사 경영진과 잘 알고, 이미 승인을 마친 100곳가량의 투자 대상 풀을 갖고 있어 판단과 투자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파크스퀘어는 지난 4월 말 18억 유로 규모 후순위 대출 펀드 4호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국내 기관 세 곳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디폴트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봐야 한다”며 “우리는 (기업 실적의) ‘궤적을 본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 방향성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기업을 손절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