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서 '환율 동조화'는 왜 발생할까 [서정훈의 환율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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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원·위안화 동조화를 중심으로…
원·위안화 동조화를 중심으로…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양국 통화간 교환 비율인 환율의 가격 결정은 수급이나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초해 항상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통화간 동조화 현상에 의해 우리나라 원화와 같은 한 국가의 통화 움직임이 기초여건을 반영한 가격에서 이탈하며 가격 결정이 왜곡되는 현상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원화와 거래되는 많은 통화들 중에 어떤 통화의 영향이 동조화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까요. 이를 통해 어떻게 원화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전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동조화(Co-movement)란 기축통화인 달러를 중심으로 하나의 통화에 대해 비교 대상 통화가 같은 방향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뜻합니다. 즉, 달러에 대해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상대 통화 역시 약세를 보이면서 그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대 또한 동조화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동조화 현상은 일반적으로 두 통화가 같이 움직이는 정도인 상관계수로 측정됩니다. 상관계수는 -1과 +1사이에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같이 방향으로 동일한 크기만큼 움직이는 것이고, -1은 반대 방향으로 동일한 크기만큼, 0은 무상관 관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동조화에서 상관관계만을 논하게 되면 동조화에 과연 어떤 변수가 원인이 되어 상대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동조화를 논할 때 상관관계와 더불어 두 통화 변수 중 어느 나라의 통화가 원인이 돼 다른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 것인지 알아내야 진정한 동조화에 대한 의미가 부여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앞서 상관관계와 구분해 인과관계의 범주라 할 수 있습니다. 상관관계나 인과관계의 분석적 방법은 여기서 논하고자하는 범위가 아니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경험적으로 원화와 통상적으로 상관관계가 높은 통화로써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위안화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겠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을 거치며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에 대한 언급이 자주 언론에 기사화 됐습니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가 심화된 시기는 2015년 3월 중반 중국 인민은행이 3거래일 간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 고시하고, 여기에 원화도 급격한 가치 하락을 보이며 두 통화의 동조화가 심화됐습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보면 원·위안화의 상관관계는 0.286이고, 2015년 3월 이전만 보면 0.262였다가 그 이후 현재까지 0.308로 높아졌습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 집권기 미중간 무역 갈등 초기였던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는 0.330으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 팬데믹 발생이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로도 3개월간은 0.336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
원·위안화 동조화는 초기에만 보면 위안화 약세기에만 원화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비대칭적 구조였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갈등이 심화된 이후로 현재의 코로나 위기 시점까지 그러한 비대칭적 구조는 점차 사라진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위안화의 움직임을 상관관계로만 보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의 정도가 세지며 동조화 정도가 강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방향으로 같은 정도의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원화가 원인이 되어 위안화가 쫓아오는 동조화라면 원화의 입장에서 인과성을 분석할 유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원화의 가격구조 왜곡에 따라 우리 경제가 타격 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인과관계 분석은 논의 전개를 넘어서는 부분이라 다소 경험적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위안화 움직임에 원화가 동조화 된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선 다수가 동의할 수 있기 때문에 왜 위안화의 움직임에 원화가 쫓아가는가에 대해 그 원인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안화 움직임의 영향이 원화에 전이되는 이유 중 첫번째는 우리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인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00년 들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자체적인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력 증가와 함께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3년부터 우리의 수출대상 1위 국가로 부상했고, 2006년 이후로는 수출·수입을 합쳐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교역 1위의 국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1위의 교역관계에 있으면서도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수출경합도가 크게 높아진 점에서 한국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통화에 대한 방향성을 통해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위안화 가치의 방향성을 원화 가치 향방을 결정하는 참고 변수로 생각하는 외환시장 참가자들 인식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동조화의 첫 번째 원인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비중 있게 고려하는 상황에서 위안화에 대한 대외적 충격 요인을 원화에도 즉각적으로 반영시키려고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통화간 동조화가 한 국가의 통화 가격 결정에 왜곡을 심화시킨다면 그 나라 경제에도 충격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원화가치의 가격 발견에 위안화의 향방이 원인이 되는 핵심 요인이라면 가격 왜곡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기축 통화 대비 원화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 요인들을 고려하면 위안화와의 동조화는 가격 발견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위안화와의 동조화에 따른 원화 가치 왜곡 현상을 어떻게 일부나마 완화시킬 수 있을까요?
이는 아무래도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타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참고 변수로써 위안화의 위상을 다소 약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우리의 거대 수요 시장인 중국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통화시장 왜곡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 더 나아가 이미 사드 도입을 통해 경험했듯이 경제와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근간이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음을 상기한다면 장기적이지만 전략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러면 원화와 거래되는 많은 통화들 중에 어떤 통화의 영향이 동조화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까요. 이를 통해 어떻게 원화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전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동조화(Co-movement)란 기축통화인 달러를 중심으로 하나의 통화에 대해 비교 대상 통화가 같은 방향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뜻합니다. 즉, 달러에 대해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상대 통화 역시 약세를 보이면서 그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대 또한 동조화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동조화 현상은 일반적으로 두 통화가 같이 움직이는 정도인 상관계수로 측정됩니다. 상관계수는 -1과 +1사이에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같이 방향으로 동일한 크기만큼 움직이는 것이고, -1은 반대 방향으로 동일한 크기만큼, 0은 무상관 관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동조화에서 상관관계만을 논하게 되면 동조화에 과연 어떤 변수가 원인이 되어 상대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동조화를 논할 때 상관관계와 더불어 두 통화 변수 중 어느 나라의 통화가 원인이 돼 다른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 것인지 알아내야 진정한 동조화에 대한 의미가 부여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앞서 상관관계와 구분해 인과관계의 범주라 할 수 있습니다. 상관관계나 인과관계의 분석적 방법은 여기서 논하고자하는 범위가 아니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경험적으로 원화와 통상적으로 상관관계가 높은 통화로써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위안화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겠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을 거치며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에 대한 언급이 자주 언론에 기사화 됐습니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가 심화된 시기는 2015년 3월 중반 중국 인민은행이 3거래일 간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 고시하고, 여기에 원화도 급격한 가치 하락을 보이며 두 통화의 동조화가 심화됐습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보면 원·위안화의 상관관계는 0.286이고, 2015년 3월 이전만 보면 0.262였다가 그 이후 현재까지 0.308로 높아졌습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 집권기 미중간 무역 갈등 초기였던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는 0.330으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 팬데믹 발생이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로도 3개월간은 0.336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
원·위안화 동조화는 초기에만 보면 위안화 약세기에만 원화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비대칭적 구조였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갈등이 심화된 이후로 현재의 코로나 위기 시점까지 그러한 비대칭적 구조는 점차 사라진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위안화의 움직임을 상관관계로만 보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의 정도가 세지며 동조화 정도가 강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방향으로 같은 정도의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원화가 원인이 되어 위안화가 쫓아오는 동조화라면 원화의 입장에서 인과성을 분석할 유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원화의 가격구조 왜곡에 따라 우리 경제가 타격 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인과관계 분석은 논의 전개를 넘어서는 부분이라 다소 경험적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위안화 움직임에 원화가 동조화 된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선 다수가 동의할 수 있기 때문에 왜 위안화의 움직임에 원화가 쫓아가는가에 대해 그 원인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안화 움직임의 영향이 원화에 전이되는 이유 중 첫번째는 우리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인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00년 들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자체적인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력 증가와 함께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3년부터 우리의 수출대상 1위 국가로 부상했고, 2006년 이후로는 수출·수입을 합쳐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교역 1위의 국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1위의 교역관계에 있으면서도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수출경합도가 크게 높아진 점에서 한국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통화에 대한 방향성을 통해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위안화 가치의 방향성을 원화 가치 향방을 결정하는 참고 변수로 생각하는 외환시장 참가자들 인식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동조화의 첫 번째 원인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비중 있게 고려하는 상황에서 위안화에 대한 대외적 충격 요인을 원화에도 즉각적으로 반영시키려고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통화간 동조화가 한 국가의 통화 가격 결정에 왜곡을 심화시킨다면 그 나라 경제에도 충격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원화가치의 가격 발견에 위안화의 향방이 원인이 되는 핵심 요인이라면 가격 왜곡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기축 통화 대비 원화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 요인들을 고려하면 위안화와의 동조화는 가격 발견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위안화와의 동조화에 따른 원화 가치 왜곡 현상을 어떻게 일부나마 완화시킬 수 있을까요?
이는 아무래도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타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참고 변수로써 위안화의 위상을 다소 약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우리의 거대 수요 시장인 중국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통화시장 왜곡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 더 나아가 이미 사드 도입을 통해 경험했듯이 경제와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근간이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음을 상기한다면 장기적이지만 전략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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