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다음달부터 방역 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코로나19와의 공존에 나선다. 팬데믹(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측에 최근 코로나19와 함께 공존한다는 의미의 ‘위드 코로나’를 선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팀과 국민 덕분에 우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팬데믹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코로나19와의 공존 방침을 밝혔다. 이어 “향후 몇 주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아일랜드 정부는 10월부터 영화관과 재택근무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방역 규제를 풀 계획이다. 특히 10월 22일부터는 술집과 식당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실내외 인원수를 더 이상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아일랜드 보건당국은 약 16개월간 실내 카페와 식당에서의 취식을 금지했지만, 지난 7월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 소지자에 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에 이뤄진 것이다. 아일랜드의 12세 이상 백신 완전 접종률은 90%에 육박한다. 다만 최근 델타 변이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 안팎을 기록 중이다.

아일랜드에 앞서 영국은 7월부터 방역 규제를 전면 폐지했고, 싱가포르는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호주도 오는 10일부터 백신 접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전환하는 국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성인 70%인 2억5000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다만 EU 내에서도 27개 회원국별로 격차가 있다. 대체로 서유럽의 접종률이 높은 반면 동유럽은 낮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프랑스 72.5%, 독일 70.6%, 스페인 76.7%, 아일랜드 85.5%다. 반면 동유럽권인 불가리아는 20%로 가장 낮으며 루마니아 31.9%, 슬로바키아 49%, 폴란드가 58.1%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