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 조카 마코공주, 일반인 남친과 연내 결혼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마코 공주(29·오른쪽)가 남자 친구인 고무로 게이와 올해 결혼한다. 마코 공주는 일본 왕실이 지급하는 16억원 상당의 일시금(일종의 생활정착금)을 포기하거나 기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마코 공주는 이르면 연내 혼인신고서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할 예정이다. 마코 공주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이자 일본 왕위 계승 1순위인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의 장녀다. 일본 국제기독교대(ICU) 동급생으로 만난 두 사람은 5년간의 교제를 거쳐 2017년 9월 약혼을 발표했다. 당시 고무로는 도쿄의 한 법률회사에서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무로 모친의 금전 문제가 불거지며 결혼이 미뤄졌다. 한 주간지가 고무로 모친과 옛 약혼자 사이의 금전 문제를 보도했다. 고무로의 모친은 생활비로 도움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옛 약혼자 측은 변제를 요구했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2018년 2월 결혼 연기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의지는 굳건했다. 마코 공주의 아버지인 후미히토가 “많은 국민이 납득하고 기뻐할 상황이 안 되면 결혼식을 올리기 어렵다”며 반대하고 나섰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결혼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며 애정을 재확인했다. 결국 부친 후미히토가 뜻을 굽혔다. 같은 달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들의 결혼 의지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마코 공주는 16억원 상당의 일시금을 자신들을 위해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왕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혼인 관련 의식을 치르지 않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예식이 없는 왕실 결혼식은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