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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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1억원을 코스피지수에 모두 투자했다면 현재까지 수익은 약 900만원이다.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에 반반씩 투자했다면 수익은 약 1450만원. 유럽을 대표하는 유로스톡스50까지 3분의 1씩 투자했다면 1550만원을 벌었다. 만일 홍콩 항셍지수에 ‘몰빵’했다면 오히려 700만원가량 손해를 봤다.

기간을 10년으로 늘려보면 어떨까. 2011년 8월 말 1억원을 코스피지수에 투자했다면 지금 투자금은 1억7617만원이 돼 있다. S&P500과 반반씩 투자했다면 평가액은 2억8378만원. 코스피지수, 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항셍지수에 4분의 1씩 투자했다면 2억1867만원이 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주도할 산업,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세계 각 지수는 물론 다양한 투자 자산에 본격적으로 녹아드는 시기다. 전문가들이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中 피하고 美에 집중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 24일 사상 처음 15,000대에 올라선 뒤에도 상승 중이다. 다른 글로벌 주요국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동안에도 미국 주식은 강세였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혁신이 일어나는 곳에 투자는 계속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전문가들이 해외주식에 분산투자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한국경제신문이 5명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에게 물어본 결과 이들은 가장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미국 주식을 꼽았다. 5명 모두 해외주식을 적극매수(2명) 또는 매수(3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이 갖고 있는 태생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 대체투자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타운금융센터를 이끄는 박경희 센터장은 미국 주식을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거액자산가 전담서비스(SNI) 본부장 출신으로 프라이빗뱅커(PB)의 PB라 불리는 자산배분 전문가다.

박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미국 주식은 글로벌 주요 자산 가운데 거의 독주를 했다”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원천기술과 글로벌 플랫폼을 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 같은 차별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주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미국과의 패권 전쟁으로 인한 제약과 중국 정부의 규제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기업 성장이 미국에 비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육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도 미국 주식을 가장 유망하다고 꼽았다. 육 본부장은 “혁신 기업들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며 “그 힘은 글로벌 시장 흐름과 무관한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화폐도 분산투자 대상

전문가들이 해외주식만 추천한 것은 아니다. 5명 모두 국내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끝낼 때가 오고 있다는 게 주요 이유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 차이와 테이퍼링(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디커플링의 주요 원인”이라며 “4분기에는 조정을 끝내고 상승장에 들어서면서 미국 주식과의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등 디지털 화폐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디지털 화폐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는 효과도 있고 미래 산업의 성장성이 큰 만큼 일부라도 분산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통화정책이 불확실한 만큼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모대출펀드(PDF)나 코어 부동산이 대표적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코어 부동산은 위치가 좋고, 임차인 신용이 높고, 임차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부동산을 일컫는다. 부동산 펀드를 통해 투자 가능하다.

고윤상/이슬기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