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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대표는 "내년 6월까지 고객 회원을 20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랩 제공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의 ‘뷰티리포트 2021’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살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는 ‘내 피부에 맞는 제품인가(26.9%)’다. 하지만 누구도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네게 맞는 화장품은 이거”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많은 소비자들이 막대한 시간을 들여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찾아 헤매는 이유다.

인공지능(AI)이 내게 맞는 영화, 동영상, 옷, 주식까지 추천해주는 시대다. 그런데 매일 발라야 하고 잘못 쓰면 탈이 나는 화장품은 왜 이런 서비스가 없을까. 이런 문제 의식에서 탄생한 기업이 AI 스타트업 ‘아트랩’이다.
아트랩은 지난 7월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구독 서비스 ‘매니폴드’를 출시했다. 사용자가 휴대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어 보내면 AI가 피부를 분석해준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배송해준다.
아트랩은 매니폴드를 내놓기 전 10만 건 이상의 피부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작업을 벌였다. 피부의 유분, 수분, 민감도, 주름, 색소 등의 수준을 이마, 왼볼, 오른볼, 나비존, 입 주위 등 부위별로 세밀하게 분류했다. 매니폴드에서 정밀한 피부 진단이 가능한 배경엔 이런 빅데이터 분석이 있다.

다음으로 시중에 출시된 화장품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앰플 7개, 크림 10개, 부스터 10개를 새로 개발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 코스맥스와의 협업을 통해서다. 27개 화장품은 다양한 피부 특성을 아우를 수 있는 일종의 ‘표준 화장품’이다.
매니폴드에선 사용자의 피부 진단 결과에 따라 최적의 앰플, 크림, 부스터 조합을 찾아 추천해준다. 총 700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그만큼 세밀한 맞춤 추천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아트랩은 정확한 사진 분석을 위해 AI로 조명과 색감 등을 자동 조정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기존에도 맞춤형 화장품 추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있긴 하다. 미국의 프로벤스킨케어, 헬로아바 등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 번 제품을 추천해주고 만다. 반면 아트랩은 사용자로 하여금 2주마다 한 번씩 피부 사진을 찍게 하고, 피부나 날씨 변화에 따라 추천 상품을 바꿔준다. 피부 트러블이 생긴 고객에게 ‘응급 문진’도 해준다. 아트랩의 자문 의사가 도움을 준다. 단순한 화장품 추천 서비스가 아니라 지속적인 피부 관리 서비스에 가깝다. 엄태웅 아트랩 대표는 “전담 피부 관리사의 손길을 디지털을 타고 느끼게 해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트랩은 2019년 창업한 ‘어린 기업’이다. 하지만 상용화된 서비스가 없던 작년 4월 회사의 비전과 기술력만으로 네이버와 코스맥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엄 대표는 “매니폴드 멤버십 고객을 올해말 1000명, 내년 6월말까지 2000명 확보할 계획”이라며 “고객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받는 피부 데이터가 쌓이면 AI 추천 솔루션도 훨씬 고도화될 것”이라고 했다.
서민준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