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제조' 퍼듀파마 해산…5조원대 합의금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를 촉발한 제약회사 퍼듀파마가 5조원대 합의금을 내고 최종 해산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미 파산법원이 퍼듀파마 및 그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과 주 정부 및 피해당사자들의 파산 합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퍼듀 파마와 새클러 가문은 9년에 걸쳐 모두 45억달러(한화 약 5조 2천101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해야 한다.

퍼듀 파마는 파산 절차를 밟은 뒤 비영리법인으로 전환되고 새클러 가문에는 추가적 법적 책임이 면제된다.

그러나 합의금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법원의 파산 승인으로 사실상 새클러 가문이 면죄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이미 코네티컷과 워싱턴 등 일부 주는 항소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억만장자인 새클러 가문은 상당수 재산을 이미 역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것은 씁쓸한(bitter) 결정"이라며 알파벳 한 단어 한 단어를 다시 읽어내리며 새클러 가문을 규탄했지만, 판결이 지연될 경우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추가적 손실이 더 크다는 점에서 승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퍼듀 파마는 2019년 오피오이드 사태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고 거액의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오피오이드'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는 아편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는 펜타닐과 코데인 등의 합성 성분으로 만들어지며, 수술 후 환자나 암 환자가 겪는 극심한 통증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처방된다.

그러나 북미 지역에서 마약 대용으로 확산돼 사회 문제가 됐다.

NYT는 이번 판결이 존슨앤드존슨 등을 비롯해 오피오이드 사태와 관련해 남아있는 소송전에서 중요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약사 존슨앤드존슨과 유통업체 맥케슨, 아메리소스버켄, 카디널 등 3대 유통업체는 앞서 관련 소송을 제기한 주정부와 모두 26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