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그는 왜 사소한 일로 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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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
에바 분더러 지음 / 김현정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 320쪽│1만6800원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
에바 분더러 지음 / 김현정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 320쪽│1만6800원
“뭘 그런 일 갖고 화를 내지….” 옆사람이 사소한 일에 곧잘 흥분하거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중간을 눌러 짠 치약 튜브 때문에, 때로는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가 늦게 나왔다고 불같이 화를 낸다. 우리는 왜 이렇게 별 것 아닌 일에 화를 내는 걸까.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의 저자는 이처럼 사소한 일에 찾아오는 격한 감정의 신호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외면하거나 빨리 잊어버리려고 애쓰는 사소한 감정들이 사실은 진짜 우리와 만나는 계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격한 감정의 원인이 과거의 어딘가에 존재하며, 기억의 저 아래층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모기 뒤에 감춰진 거대한 코끼리는 이처럼 ‘부정적 경험’에서 생겨나는데, 인간이 추구하는 ‘견고한 유대관계, 동등한 대우와 공평함’ 같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거나 좌절됐을 때 반복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평정심을 잃을 때 우리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가. 저자는 이런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면서 모기의 침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측정한 후 어떤 자기보호 프로그램이 작동되는지 살펴보라고 권한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유리한 상황 아래에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미지를 양극성 프로파일 표로 작성해 코끼리에 대한 생각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런 다음에는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한 성찰과 훈련이 이어지도록 한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편협한 이미지를 수정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곧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위한 자가 치료법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우리에게 하려는 말은, 자신의 에너지를 원하는 곳에 적절히 분배해 쓰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치 보느라, 평판 걱정하느라 자신을 버려둔 채 살아가지 말고, 정말로 원하는 일을 찾아 삶에 적용시키라는 것. 이는 저자가 보여주고 싶은 길이자 우리가 도달해야 할 종착지일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마침내 모기와 코끼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의 저자는 이처럼 사소한 일에 찾아오는 격한 감정의 신호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외면하거나 빨리 잊어버리려고 애쓰는 사소한 감정들이 사실은 진짜 우리와 만나는 계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격한 감정의 원인이 과거의 어딘가에 존재하며, 기억의 저 아래층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모기 뒤에 감춰진 거대한 코끼리는 이처럼 ‘부정적 경험’에서 생겨나는데, 인간이 추구하는 ‘견고한 유대관계, 동등한 대우와 공평함’ 같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거나 좌절됐을 때 반복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평정심을 잃을 때 우리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가. 저자는 이런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면서 모기의 침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측정한 후 어떤 자기보호 프로그램이 작동되는지 살펴보라고 권한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유리한 상황 아래에서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미지를 양극성 프로파일 표로 작성해 코끼리에 대한 생각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런 다음에는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한 성찰과 훈련이 이어지도록 한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편협한 이미지를 수정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곧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위한 자가 치료법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우리에게 하려는 말은, 자신의 에너지를 원하는 곳에 적절히 분배해 쓰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치 보느라, 평판 걱정하느라 자신을 버려둔 채 살아가지 말고, 정말로 원하는 일을 찾아 삶에 적용시키라는 것. 이는 저자가 보여주고 싶은 길이자 우리가 도달해야 할 종착지일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마침내 모기와 코끼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