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이 검찰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검찰이 성인의 출생신고를 직권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60대 여성이 검찰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검찰이 성인의 출생신고를 직권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환갑이 넘도록 출생신고가 안 돼 있던 60대 여성이 검찰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학대 아동의 출생신고를 검찰 직권으로 한 적은 있지만, 성인의 출생신고를 직권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65세 여성 A씨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서울 강남구청에 A씨의 출생신고를 했다고 2일 밝혔다.

2016년 개정된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신고 의무자인 부모가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자녀의 복리가 위태로워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검사가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검찰은 "A씨가 출생신고가 안 돼 있어 공공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보고 직원으로 출생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임에도 불구하고 출생신고가 안 됐다는 이유로 주거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고시원에서 생활해 왔다.

1956년생인 A씨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 1976년 친오빠가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강남구로 전입신고를 했고, 당시 주민등록번호는 기재돼 있었다. 출생신고 없이 주민등록이 기재된 구체적인 경위는 검찰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생신고를 위해서는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사,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가 필요하다. A씨의 경우 출생증명서가 없기 때문에 법원의 출생 확인이 필요했고, 지난 7월 서울 가정법원은 A씨 친모의 신청으로 출생 확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친모와 친부 모두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 사망하면서 출생신고를 할 수 없게 되자 검찰이 나서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마쳤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