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네번째로 높았다. 전세계 물가 상승률도 13년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 밥상물가 상승률, 세계 4위

OECD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한국의 식품(Food) 물가 상승률은 6.4%였다. OECD 평균치인 3.1%의 두배를 넘는다. OECD 국가 중 한국보다 식품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것은 호주(10.6%), 콜롬비아(9.8%), 멕시코(7.3%) 등 3개국 뿐이었다.

미국(2.6%), 스페인(1.7%), 프랑스(0.9%) 등 주요 선진국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한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식품 물가가 하락한 나라도 상당수 있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식품 물가상승률이 각각 -2.8%, -2.0%를 기록했다. 인접국인 일본도 식품 물가가 0.9% 떨어졌다.

한국의 식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에는 육류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계란 값은 57.0% 올랐다. 돼지고기는 9.9% 상승했다. 축산물 전체로는 등락률이 11.9%에 달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7.8%, 신선식품지수는 7.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8월 물가에서도 식품류 물가 상승폭은 다른 품목에 비해 큰 편이었다.계란은 54.6%, 돼지고기는 11.0% 값이 올랐다. 다만,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4.1%로 떨어지는 등 안정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 물가는 11.2% 올랐다. OECD 평균치인 17.4% 보다 낮았다. 영국(9.5%), 일본(5.8%), 포르투갈(8.7%) 등 14개국만이 한국보다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낮은 국가에 속했다.

글로벌 물가 2008년 이후 최대

지난 7월 한국의 전체 물가 상승률은 2.6%로 제시됐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와 같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OECD국가들의 평균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4.2%로 집계됐다. 5월 3.8%, 6월 4.0%에서 상승 폭을 키웠다.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물가상승률은 5월 4.0%를 시작으로, 6월 4.5%, 7월 4.9%, 8월 4.8%, 9월 4.5% 등 5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었다.

국가별로 보면 터키의 물가 상승률이 19.0%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미국(5.4%), 멕시코(5.8%), 폴란드(5.0%) 등도 5%대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0.3%를 기록해 유일하게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인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지역은 한국과 유사한 2.2%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1%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2002년 5월 3.1%를 기록한 후 약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