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이용자 수 5배로 증가
노동법·수수료 관련 규제가 '변수'
식료품 배달 사업 확대 여부 주목
마티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관의 발언이 주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월시 장관은 “긱(gig) 근로자들은 독립 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어대시의 음식 배달원이나 우버 운전기사들이 사실상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이기 때문에 실업보험, 연금 등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떠안아야 하는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영향을 받았다.
도어대시 앞에 놓인 규제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지방 정부들이 배달 업체들의 수수료 규제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뉴욕시 의회는 도어대시를 비롯해 그럽허브 우버이츠와 같은 음식배달 업체의 수수료 상한선을 정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음식배달 업체가 식당에서 받을 수 있는 배달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를 각각 음식 가격의 15%와 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식당들은 그동안 음식배달 업체들이 최고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챙긴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배달 수수료 상한선을 도입하면서 배달 앱들의 실적은 타격을 입었다. 도어대시는 배달 수수료 때문에 지난 2분기(4~6월) 예상 매출에서 2600만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럽허브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도어대시를 비롯한 배달 앱 업체들은 “법으로 수수료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적인 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불안한 실적
도어대시가 이런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불안한 실적과도 무관치 않다. 도어대시는 다른 정보기술(IT) 업체와 달리 여전히 손실 폭이 큰 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 2분기 순손실은 주당 30센트에 해당하는 1억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주당 6~20센트 손실보다 더 악화한 실적이다.
다만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2분기 도어대시는 12억36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6억7500만달러) 대비 약 83% 급증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로 반사 이익을 누린 측면이 크다.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 2분기에 받은 주문량은 전년 동기보다 69% 증가한 3억4500만 건에 달했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팻마트 및 신선식품 체인 알버트슨스 등 비식당 부문 주문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어대시는 지난 1일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0.21% 오른 19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20개 증권사가 제시한 도어대시의 평균 목표 주가는 203.67달러다. 현 주가 대비 5.5%의 상승 여력이 있다. 올해 주당순손실 전망치는 0.45달러다. 도어대시는 지난해 2.67달러의 주당순손실을 기록했다.
차별화가 경쟁력
도어대시는 다른 배달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에는 기술 전문기업 올로와 함께 음식점에서 주문을 바로 접수하고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덕분에 음식 주문부터 배달 시작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분으로 단축됐다. 시장조사업체 어테스트의 테일러 리버트 수석 콘텐츠마케팅담당은 “도어대시는 기술 투자에 집중해 꾸준히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달리 교외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차별화 전략도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토니 쉬 도어대시 창업자는 사업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요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주문형)’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 대표적이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물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릭쇼, 고급 식당 전문 배달업체 캐비어,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스코티랩스를 인수했다. 2019년엔 공유 주방인 ‘고스트 키친’을 열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어대시가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도어대시는 인스타카트 인수를 시도했지만, 승인 당국의 반독점 시비 우려 때문에 타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어대시가 인스타카트와 같은 기업을 인수해 비레스토랑 사업 부문을 키운다면 더 안정적인 매출처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