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3일 일본 증시가 상승했다. 스가의 후임이 코로나19 사태에 더 잘 대처하고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05%(584.6포인트) 오른 29,128.11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9,149.65까지 상승했다. 닛케이225지수가 종가 기준 2만9000선을 넘긴 것은 지난 6월말 이후 두달여 만이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토픽스지수는 전날보다 1.61%(31.88포인트) 상승한 2015.45로 장을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이날 1991년 4월 이후 30여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도쿄 증시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 중 하나였다.

시장에서는 ‘후임이 스가보다는 잘 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이날 도쿄증시의 상승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스가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혀온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여 왔다. 기시다는 최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일본 신킨자산운용의 후지와라 나오키 수석 펀드매니저는 스가의 불출마 선언이 이날 도쿄증시에 미친 효과에 대해 “총리 교체에 따른 새로운 정책 기대가 높아졌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가의 지지율 하락이 최근 도쿄증시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미국 S&P500 지수가 약 21%, MSCI유럽지수가 19% 오르는 동안 토픽스지수 상승률은 그보다 낮은 12%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