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국내 대표 패밀리카인 카니발의 전기차(EV) 모델을 내놓는다.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보다 더 큰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출시한다. 아직까지 중·대형 SUV 및 미니밴 전기차가 없는 점을 공략해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3년 카니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차량은 기아 광명1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차량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나온 4세대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과 함께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니발은 국내 대표 미니밴으로 매월 5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올해 국내 판매량은 5만7537대로 기아 차량 중 가장 많이 팔렸다. 국내 시장을 놓고 보면 ‘적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니발은 패밀리카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차 모델이 나오면 판매량이 더욱 늘 것”이라며 “해외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준대형 SUV(코드명 MV)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는 중형 SUV(쏘렌토)와 대형 SUV(모하비)를 판매하고 있지만 준대형 SUV는 아직 없다. 덩치가 큰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 모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기아의 첫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니로도 완전변경을 거친다. 올 하반기에는 2세대 니로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년 상반기에는 신형 니로EV가 공개된다. 2016년에 출시된 니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라인업만으로 구성됐다.

전기차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수출용 차량(스토닉 등)을 생산하는 광명2공장을 2024년까지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바꾸는 게 대표적이다. 이 라인에서는 E-GMP에 기반한 전기차를 집중적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의 이번 결정은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겠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기아는 2026년까지 E-GMP 기반 전기차 7종과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4종 등 총 11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