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흥행 성공으로 공모가는 희망가격의 상단인 6만원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어섰다. 이번 수요예측은 공모 물량의 55%인 990만 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을 제외하고 모든 기관이 희망공모가(5만2000~6만원)의 상단 이상을 적어냈다. 기관들의 주문 금액은 6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공모주를 신청하는 의무보유확약비율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장기 투자 성향의 국부 펀드와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3개월 이상 의무보유확약을 걸었다. 침체기였던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 투자를 결정한 기관이 많았다는 게 IB업계의 전언이다.

주관사 측은 “지난달 현대중공업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로부터 1조650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투자 열기가 고조됐다”며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에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에도 거부감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기관 배정 물량의 절반가량을 상장 직후 팔지 못하도록 확약을 걸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상장 후 유통물량은 상장예정 주식 수의 16.2%에서 13%대로 줄어든다. 공모가 상단 기준 7000억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6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7~8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4조6200억~5조3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일반청약 물량은 공모 주식 수의 25%가 될 전망이다. 청약은 미래에셋증권(배정비율 32%) 한국투자증권(32%) KB증권(13%) 등 8곳에서 할 수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