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기 자율주행차 ‘애플카’ 생산을 위해 LG전자와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3일 LG그룹주가 급등했다. LG전자는 그룹 내 전기차 생산 관련 계열사가 포진해 애플카 협력사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애플카' 이번엔 진짜로 만드나…LG전자·이노텍 일제히 급등
이날 LG전자는 10.04% 뛴 15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각각 6.37%, 3.71% 올랐다. 이들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연초 LG그룹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애플카 협력 소식이 다시 흘러나오면서다.

지난 2일 대만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2024년께 내놓을 애플카 생산을 위해 LG전자, SK그룹을 비롯해 일본 도요타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관련 논의를 위해 극비리에 한국을 찾았다고 전했다.

애플은 전기차 자체 생산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의 눈길은 애플카 위탁생산 업체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올 상반기에도 애플이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상을 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관련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였다. 국내에서 애플카 관련주로 거론된 종목으로는 현대차·기아, LG전자 외에도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공업, 파인디지털, 티에이치엔, 팅크웨어, 만도, SK이노베이션, 엠씨넥스, 텔레칩스, 대성엘텍, 모트렉스, 인포뱅크, 켐트로닉스 등이 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기차 주요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계열사가 있어 애플카의 주력 파트너 후보로 지목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는 전기차 핵심 배터리, 부품, 위탁생산까지 수직 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실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계열사 협력체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함께 설립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통해 애플카 생산에 동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룹에서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LG이노텍도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12프로, 프로맥스 등에 들어가는 센서시프트, 라이다스캐너, 트리플 카메라 등을 공급하고 있어 대표적인 애플 파트너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3일 장중 주가가 24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애플카 협력이 구체화되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카 출시를 2024~2025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애플이 2025년까지 자체 전기차를 출시할 경우 2040년까지 150만 대를 판매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