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장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강점을 갖고 있던 영역에서 벗어나 경쟁사가 강한 영역을 집중 공략하는가 하면 브랜드 네이밍을 통한 마케팅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업계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로의 ‘텃밭’을 넘보고 있다. 2002년 국내 업계 최초로 ETF를 선보인 삼성자산운용은 브랜드명 ‘KODEX’(코리아+인덱스)처럼 레버리지, 인버스 같은 지수형 ETF 상품에서 강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7월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웹툰·드라마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는 등 테마형 ETF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강자다.

미래에셋은 그간 개인 투자자들이 고르기 쉬운 테마형 ETF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명 ‘TIGER’는 투명하고(transparent), 혁신적이고(innovative), 투자하기 쉽고(generalized), 효율적이며(efficient), 신뢰할 수 있는(reliable) 금융상품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미래에셋은 최근 세계 최저 수준으로 레버리지·인버스 ETF 수수료를 낮추며 삼성자산운용이 있는 지수형 ETF 시장에 진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브랜드명을 특화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ETF 브랜드명이 두 개다. 패시브 ETF는 코리아(한국)와 인덱스(지수)를 합친 ‘KINDEX’, 액티브는 ‘네비게이터’를 쓴다. 액티브의 경우 한투운용의 스테디셀러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처럼 한투운용만의 운용 전략을 가미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헤지펀드 명가’로 불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올해 5월 ETF 시장에 뛰어들면서 브랜드를 아예 사명인 ‘TIMEFOLIO’로 정했다. 공모시장에서 이름값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운용사의 성과가 도드라지는 첫 ETF 2종을 모두 액티브형으로 출시했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와 달리 운용사의 실력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종가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총운용 규모(순자산총액)는 64조1280억원으로 6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